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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부 풍자작품 기습 철거한 국회 사무처…제2의 ‘윤석열차’?

국회사무처, 정치풍자 전시회 개막 당일 새벽 작품 강제 철거
주최 측 "표현의 자유, 대한민국 기본권…예술인 억압 규탄"
공동주체 의원 12인·주최 측 규탄 기자회견…국회사무처 점거 항의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치 풍자 전시회 ‘2023 굿! 바이전 인 서울’이 9일 새벽 국회 사무처에 의해 기습 철거돼 논란이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부터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 바이전 인 서울’은 개막 전날인 8일 저녁 국회 사무처가 입장 바꿔 주최 측에 자진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회 사무처는 전시를 공동 주최한 민형배 등 12명 의원실에 전날 오후 7시~11시 사이 세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 위반을 이유로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해당 조항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또는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전시 주최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진철거 공문에도) 꿈쩍 안 하니까 계속 공문을 보내다 새벽 2시에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이광재 사무총장도 알고 있다고 답변이 왔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주최 측인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 조직위원회, 민형배 의원을 비롯한 12명의 공동 주최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사무처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전시회 취지는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권력,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권력,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사법권력을 신랄하고 신명나게 풍자하는 것이 었다”며 “또 10.29 참사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한파고 희생자를 기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앞에 줄 서느라 제 기능과 역할을 망각한 일부 언론에 대한 풍자도 포함됐다”며 “국회 사무처는 정확히 어떤 작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대한민국의 기본권”이라며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며, 어느 곳 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한껏 보장해야 마땅하다. 본질적 역할을 망각하고 예술인을 억압한 국회 사무처의 야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경일 굿바이전 조직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를 시작해 제주를 거쳐 울산을 들러 서울에서 마지막 전시를 준비했다”며 “작가 30여명의 정치풍자작품 80여점을 전시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박재동 작가는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 모닥불 꺼트리고 산불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강제철거를 취소하고 우리 작품을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민형배 의원과 굿바이전 참가 작가들은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 이후 국회사무처를 점거하고 항의 중인 상태다. 철거된 작품은 현재 의원회관 관리국 사무실에 보관중이다.

 

한편 이광재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조항으로 불허가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의원님들과 충분히 많은 얘기를 나눴고, 국회가 갈등이 되지 않도록 적당한 시기를 선택해 전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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