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판순 인천시의원(국힘·비례)는 38년 동안 공직에 몸담은 베테랑 행정가다.
그는 공무원 출신이니 정치인으로서 시민들에게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은 큰 오산이라고 자부한다.
박 의원은 1981년 9급 보건직 공채로 들어와 인천시 보건국장, 중구·동구 보건소장까지 지냈다.
박 의원의 직장 생활은 공무원이 시작이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설야구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다보니 적성에 안 맞았던 그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고 한다. 그렇게 보건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단번에 합격했다.
첫 발령지는 중구 보건소, 차례차례 급수가 올라가 20년 뒤 그가 중구보건소장이 됐을 땐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그는 공무원이 어떤 직업인지도 모르고 시작했고 이렇게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저 열심히 묵묵히 일을 했다. 공직에 있는 동안은 여행도 제대로 다닌 적 없고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연차도 내지 않았다.
순탄한 공무원 생활을 하던 그에게 특별한 경험이 찾아왔다. 인천대학교 한 교수님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도와달라며 요청한 것이었다.
박 의원은 방글라데시 쪽 업무를 맡게 됐는데 방글라데시어를 할 수 없어서 막막했다고 한다.
NGO 활동을 하던 동창의 도움을 받아 4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리 바쁜 와중에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학위를 따고 시 보건과장을 했던 남편과 가천대학교 보건대학원을 들어가 함께 공부했다. 10여 년간 일과 공부를 병행한 결과 박사학위까지 얻어냈다.
매순간을 도전했던 그였기에 정치에 발을 들인 것은 이상하지만은 않았다. 2018년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연락이 왔고, 박 의원도 흔쾌히 당의 정책분과 본부장을 맡았다.
공무원이던 남편도 별다른 반대없이 ‘도전해봐’라는 식이었고, 자녀들도 ‘엄마는 누군가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공무원 생활과 정치의 길은 다른 길이라고 했다. 그동안 법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해왔다면 이젠 유연성을 발휘해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지 늘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의원은 경력을 살려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 공무원들을 다독이기도 하고 의원으로서는 따끔한 일침도 하고 있다고 한다.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감사를 받는 입장에서 감사를 하는 입장이 되니 의원이 된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다보니 보이는 것들이 더 많다. 가끔씩은 공무원 생활 때 왜 이렇게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행정을 하나 정치를 하나 시민을 돕는 일을 한다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더욱 인천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