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주도해 동부권역(광역) 소각장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구에 지을 수는 없다.”
부천시의 소각장 단독화 결정으로 당장 소각장을 지어야 하는 부평구‧계양구의 똑같은 입장이다.
공공정신 결핍인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이 적나라하다.
27일 시에 따르면 부천시로부터 소각장을 단독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공식 통보였다.
앞서 부천시는 광역 소각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는 이유로 단독화를 결정했다고 밝힌바 있다.
부평구와 계양구는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5년 말까지 하루 처리용량 380톤 규모의 소각장을 마련해야 할 처지다.
소각장 건립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소각장이 들어설 장소를 선정해야 하고, 마땅한 장소를 고르더라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시는 부평구․계양구 모두 각자 땅에 광소각장 조성을 꺼리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평구는 시가 주도해 계양구와 함께 사용하는 동부권역 소각장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부평구 단독 소각장을 짓게 되면 많은 비용이 든다. 부평에서 380톤 규모 소각장을 짓기 위한 땅을 주거지와 먼 곳에서 찾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며 “시가 주도해 부평구와 계양구가 같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양구도 시가 나서 광역화를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계양테크노밸리(TV)가 소각장 대상지로 언급됐던 만큼 더 단호하다.
시와 부평구․계양구가 참여하고 있는 TF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의미조차 두고 있지 않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계양구는 그린벨트를 비롯해 군사시설, 고도 제한 등으로 인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이렇게 제한이 많은 곳에 소각장까지 지을 수는 없다”며 “광역화가 될 수 있게 시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부평구․계양구가 참여한 TF에서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리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TF에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이나 입지선정 절차 등을 논의할 것이다”며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