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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아동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그린 '제이디'

우리나라에서도 아동들에 가해지는 정신적, 육체적 학대행위에 대한 리포트가 심심찮게 신문이나 방송 등 미디어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손가정뿐 아니라 때론 겉보기에 정상적인 가정에서도 아동 학대행위가 다양한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기도 한다.
아동에 가해지는 학대는 유형을 불문하고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장애로 작용하는데 특히 성적 학대를 받은 아동들의 경우 커다란 정서적 충격을 동반하기 때문에 더욱 공적 차원의 보호나 치유공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 학대 아동들이 공적 시설이나 전문가를 통해 보호받는 경우가 드문 우리 현실에서 한 특수교사가 헌신적인 사랑으로 성적 학대아동을 치유한 책이 나와 본보기가 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미국 동부의 소도시 패킹의 초등학교 특수교사였던 토리 헤이든이 성적 학대로 인해 정서 장애를 가진 여덟살 여자 어린이의 실제 치유 과정을 기록한 `제이디'(이원영 옮김,샘터사 간)가 바로 그것.
역자가 다소 의아해 한 원제목 'Ghost girl'은 성적 학대를 받아온 아동 제이디가 똑같이 학대당한 두 어린 동생을 보면서 유령이 되어 모든 고통을 잊으려 한데서 따 왔다.
책은 저자인 토리 헤이든이 특수학급의 다섯명 아이들을 하나하나 관찰한 기록으로 특히 집에서는 말을 하지만 학교에서는 누구와도 말을 기피하는 '선택적 함묵증'에 걸린 제이디와 대화를 통해 치료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이디와 두 여동생들이 이교도의 종교 의식으로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저자는 제이디의 함묵증을 자기가 받은 학대에 대한 방어의 표현이며 그 비밀을 누설하지 않으려는 힘겨운 노력으로 해석한다.
무엇보다 교훈적인 것은 저자가 제이디의 행동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록해 전문가적 기준과 방식으로 치유 과정을 밟게 한 점이다.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아이의 말을 믿어주고 자료들을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가운데 심리학자나 사회복지사, 경찰관, 정신과의사 등 여타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치료를 받도록 배려한다.
이 책에는 또한 1970년대에도 이미 특수학급에 교재와 교구들을 풍부하게 구비하고 학교의 모든 행사에 일반학급 학생과 특수학급 학생이 똑같이 참여케 하는 등 미국의 앞선 장애아동 정책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도록 해 우리의 교육현실에 귀감이 되고 있다.
역자인 이원영 교수(중앙대 유아교육과)는 "교사라면 아이의 말과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찰해 개개의 상황에 적합한 방법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고 부모라면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것이 올바른지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400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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