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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자펀드 10년의 실패,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인천시가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에 투자해 10년 만에 원금(250억 원)의 2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수익률 100%, 연간 평균 수익률 10%라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과연 인천시민들은 박수를 보낼까.

 

17일 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10년 전인 지난 2013년 트리플스트리트에 250억 원을 투자했다.

 

시가 출자한 250억 원의 트리플스트리트 투자금이 500억 원으로 환수됐다. 100%의 수익률이다.

 

이는 송도 금싸라기 땅에 10년이라는 시간과 250억 원이라는 자본을 투입해 얻은 결과다. 반면 트리플스트리트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 7공구의 땅값은 10년 사이 7배가 올랐다.

 

이 과정에서 시는 토지 가치 증가에 대한 자산 재평가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조성 당시 1㎡ 당 100만 원도 안 되는 땅(3.3㎡ 당 250만 원)을 산 민간사업자 배만 불린 셈이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금융위기 등으로 경자구역 내 민간자본 유치가 어려워 중단되거나 지연된 사업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인천투자펀드가 설립됐다.

 

당시 트리플스트리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던 인천테크노파크(TP)도 2550억 원의 빚을 안고 부도 위기에 놓여 있었다.

 

시는 TP도 살리고, 사업도 정상화한다는 이유를 들어 트리플스트리트와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 등을 추진하는 인천투자펀드에 300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었다.

 

인천투자펀드를 통해 사업 정상화를 이룬다는 목적 뒤에 TP를 살려 SPC(특수목적법인)를 세우고, 보은성 낙하산 자리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인천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인천투자펀드는 처음부터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인천시민들에게 환원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은 안중에 없었다.

 

성공이 아닌 실패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환수된 500억 원은 인천경제청의 특별회계로 세입처리 됐다. 인천시민 전체의 세금으로 번 돈을 인천경자구역에만 사용하겠다는 심사다.

 

인천시민들의 세금을 10년간 투자해 얻은 2배의 수익이 경제청 몫으로 돌아갔는데 이마저도 일반예산으로 흡수되면서 시민들은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게 됐다.

 

시는 여전히 인천시민의 세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인천빅웨이브모펀드’에 130억 원을 출자했고 올해 150억 원의 추가 출자를 계획중이며, 인천투자펀드도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재정 투자에 앞서 충분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장은 “인천투자펀드의 실패를 과거의 사례로 삼아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초일류도시라는 개발 발상에 앞서 경제성 분석은 물론 추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시민들의 세금 낭비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대중(국힘·미추홀2)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도 “인천시의 투자가 특정 기업이나 기관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닌 이상 어려운 사업을 도와주는 개념이 아니다”며 “재정적으로 수익을 내 시민들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 향후 투자계획에 앞서 충분한 검토가 더 필요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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