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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출간

혁명가 이전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 궤적 담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사후 40년이 가까이 오고 있는 데도 여전히 변혁을 꿈꾸는 전세계 젊은이들의 아이콘으로 살아 숨쉬는 체 게바라(1923~1967)가 다시 영화와 책으로 찾아오고 있다.
최근 체 게바라가 혁명가가 되기 이전 남미대륙을 횡단하면서 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상영되고 있는 와중에 영화의 원작이 같은 이름으로 번역 출간돼 화제다.(황매 刊)
수년전 장 코르미에가 쓴 평전 '체 게바라'가 한동안 서점가에서 열풍을 일으킨 뒤 국내에서만 체를 조명한 책들이 여러 권 나온 것을 보면 '20세기의 신화가 된 인물'이라는 평이 과장된 표현은 아닌 듯하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체 게바라라는 애칭으로 불려지기 이전 호기심 많고 열정이 넘치는 청년이었던 에르네스토가 세상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고물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9개월간 대륙을 횡단하면서 쓴 여행일지다.
1951년 23살 되던 해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칠레, 쿠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은 다이어리를 통해 쾌활하면서도 진지한 젊은 체의 모습 뿐 아니라 이후 그의 행보의 출발점을 엿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그의 딸인 알레이다 게바라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여행 초기 어수룩하고 괴짜같은 행동들로 우리를 미소짓게 했던 젊은 체 게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았으며 그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예컨대 와인 도둑, 칠레 소방대에 들어간 일, 멜론으로 장난을 치던 에피소드에서는 재치와 유머를 간직한 그를 만날 수 있으며 백인 지배자들에 의해 파괴당한 문명의 의미를 짚어본 페루 여행기나 나환자들을 치료하고 이들과 편견없이 이야기하던 모습에서는 형제애와 강렬한 인간애를 지닌 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여행기의 첫 글에서 그는 "아르헨티나 땅에 발을 디뎠던 그 순간, 이 글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없는 셈이다. 이 글을 구성하며 다듬는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아메리카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이 변했다(20쪽)"라고 말한다.
사르트르가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 칭송했던 인물인 체는 비단 한 시대의 우상으로서만 아니라 시대의 변혁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살아있다.
여행을 통해 핍박받는 민중의 삶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질병 치료보다 세계의 모순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는 혁명의식이 싹튼 체 게바라.
의사로서의 안락한 삶 대신 쿠바혁명에 투신하고, 혁명 성공 이후에도 보장된 권력의 자리를 박차고 또다른 혁명을 위해 헌신하던 그의 모습에서 공지영의 서평처럼 따르고 싶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는가?
"가끔 우리 모두도 그를 따라, 더러 그 길을 떠나고 있고 떠나고 싶기 때문이리라. 초라한 우리들도 실은 그 마음 깊숙이 '빛나는 혁명의 별을 품은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그가 가르쳐주기 때문이리라."
홍민표 역/312쪽 /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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