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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시행…340조 원 퇴직연금 시장 둔 금융권 경쟁 치열

1년간 유예기간 거쳐 본격 시행
전통 강자 은행, 떠나는 고객 잡기 주력
증권사, 높은 수익률 내세워 모객 앞장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340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해 온 은행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섰으며, 증권사들은 이들로부터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7월 12일 도입된 디폴트옵션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유예기간 동안 41개 금융사에서 296개의 상품이 출시됐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고르지 않을 경우 사전에 연금사업자가 제시되고 근로자가 지정해둔 운영방법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38조 3660억 원으로 이 중 은행이 174조 9013억 원을 차지하며, 증권사가 76조 8838억 원, 보험사 86조 5809억 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퇴직연금을 공격적으로 운영하며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낮은 이자율의 원리금 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데다, 적립금 중 위험자산 편입 비중(기존 70%) 제한이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그동안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으로 시장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은행권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상품 및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플랫폼 '하나 연금닥터'를 운영 중인 하나은행은 모바일 연금닥터를 개편해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고객 유형을 세분화하고, 개인별 진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업권 최초로 목표기반(GBI) 엔진을 도입한 퇴직연금 특화서비스 '연금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대비 금리가 높은 GIC(이율보증형보험), DLB(기타연계파생결합사채)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또한 8월 말까지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에서 100만 원 이상 직접 매수한 고객과, 저·중·고위험 사전지정 상품을 선택해 등록한 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다음 달 말까지 이벤트를 통해 디폴트옵션을 최초 지정하고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5000명에게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 불안과 노후 자금으로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측면에선 강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만큼 자금 이동이 크게 나타나진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금융권 내에서도 디폴트옵션의 본격 시행을 가장 기다려 온 업권이기도 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7일 설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 환산 수익률이 10.71%를 기록(고위험 포트폴리오 기준)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판매된 은행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 금리의 두 배, 현금성 자산의 세 배 수준의 수익률이란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장점을 한국 상황에 맞게 적용한 '마이슈퍼(MySuper)' 시리즈를 내세웠다.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을 69.9%(5월 말 기준)까지 끌어올리며 수익률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을 이용한 3분 연금 가입 시스템을 개발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 투자자들이 디폴트옵션을 보다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동안은 안정에 보다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라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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