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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출사표…커지는 금융권 M&A 기대

하나생명·KDB생명 합병 시 총자산 약 23조 원
KDB생명 자본건전성 지표, 금융당국 권고 하회
금융사 인수 노리는 우리금융·교보생명·수협은행 등 주목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은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경쟁 금융지주 및 보험사들의 M&A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이며, 예상 매각가는 2000억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6~7주 동안 실사를 진행한 후 산은과 매각가 등을 협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KDB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면서 은행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중 은행 의존도는 82%로, 이는 KB금융(62%)·신한금융(63%) 등과 비교했을 때 20%p가량 높은 수준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취임 이후 지속해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하나금융 계열 생보사의 자산 규모는 단숨에 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한다. 하나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은 6조 3264억 원이며 KDB생명의 총자산은 약 17조 1433억 원이다. 단순 합산만으로도 합병회사의 자산은 약 23조 원에 달해 현재 업계 10위인 흥국생명(1분기 총자산 24조 7859억 원)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DB생명이 비금융부문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 계열에 편입될 경우, 하나금융 산하 금융회사들과의 연계영업 강화로 사업기반이 확대되고 추가 재무적 지원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생명과의 합병 등을 통한 외형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역시 장기적으로 회사의 신용도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KDB생명의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를 '무리수'로 보기도 한다. KDB생명 인수와 경영 정상화까지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부채는 16조 6120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3007%에 달한다. 게다가 올해부터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1분기 말 기준 101.7%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KDB생명 매각 진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금융권 내 다른 매물에 대한 M&A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금융그룹 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 도약을 준비하는 보험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금융권에서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되는 곳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취임 이후 줄곧 증권사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M&A 추진 시에는 적정 자본비율 유지, 주주가치 증대 등을 원칙으로 인수 대상을 신중하게 선별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경우 리테일 기반이 갖춰진 곳을 우선 고려하고 있으며 보험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상품개발력과 안정적 자산운용역량을 갖춘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계획을 구체화했다.

 

교보생명도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대체자산운용사 '파벨리온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해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으며, 최근 이사회 내에서 손보업 진출에 대한 의견도 개진된 바 있다.

 

Sh수협은행도 비은행사 인수를 통한 금융지주 전환을 계획 중이다. 연내 자산운용사나 캐피털사 인수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서 성공적으로 합병한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등의 사례를 보면 단기간에 중소사가 영향력을 키우는데 인수합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원매자들이 매력적인 매물을 빨리 차지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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