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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전환 앞둔 대구은행…'메기 효과'는 글쎄

대구은행, TF 꾸려 시중은행 전환 본격화
은행권 "체급 너무 작아…경쟁 안될 것"
금융산업 정책 아닌 정치적 결정 해석도

 

DGB대구은행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간판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메기' 역할을 하는 새 시중은행을 투입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중심으로 형성된 과점체계를 깨겠다는 구상이지만, 금융권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일각에서는 정책이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은행은 26일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고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린다. 이미 오는 9월 인가 신청을 목표로 은행장 직속의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구성했으며, 법률 및 회계 지원을 위해 EY한영, 법무법인 태평양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금융당국이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이르면 10월 중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완료될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이미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 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을 갖춰 예비인가 절차 생략이 가능하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권의 과점체제 해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체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1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67조 원으로, 5대 시중은행의 자산 평균(465조 원)의 14% 수준이다. 순이익(1278억 원)은 5대 은행 평균(6867억 원)의 20% 수준으로 부산은행(1453억 원)보다도 낮다. 5대 은행의 1분기 평균 원화대출금은 289억 원으로 대구은행(51조 원)의 4배 이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기를 풀어서 시중은행 과점을 해소한다고 표현하는데 대구은행이 과연 '메기'가 맞는지 모르겠다"며 "금융당국이 원하는 경쟁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은행 중 요건을 충족하는 곳이 대구은행밖에 없다는 점에서 특혜라는 비판도 나온다. BNK금융(부산은행·경남은행)과 JB금융(전북은행·광주은행)은 각각 롯데(11.14%)와 삼양사(14.14%)가 최대주주라 지배구조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당국의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 논의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돈 잔치 비판' 발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은행권에 이미 형성된 공고한 체제를 깨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정책적 결정이라기보단 정치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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