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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 아파트 원흉은 LH 출신 '전관 설계사', 건설업 '이권 카르텔' 핵심 지목

LH 전관 설계사가 부실아파트 15곳 중 13곳 담당
SI·이어담건축사사무소 대표적 '전관 특혜'로 지목
LH 본부장과 처장 출신 김한섭, 엄정달 대표 재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전관들이 설립했거나 근무하는 설계사가 '순살 아파트'의 원흉이자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의 주축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설계 능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관이라는 이유로 LH가 발주한 공공주택단지 설계, 시공, 감리 등을 다수 수주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LH가 '무량판 구조'로 발주한 아파트 중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단지(임대 10단지, 분양 5단지)의 명단을 공개했고, 이 중 13곳의 설계사에 LH 출신들이 근무 중이거나 최소 지난 2021년까지 대표나 고위 임원을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 이어담건축사사무소 등은 설계 문제로 철근을 누락시킨 대표적 '전관 특혜' 설계사로 지목된다.

 

파주운정a34 단지 설계를 맡은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는 LH 공공주택사업 총괄 이사 출신인 박완수, 본부장 출신인 김한섭 대표 등이 대표이사를 역임해 왔다. 수원당수A3 단지를 설계한 이어담건축사사무소 역시 LH 처장 출신인 엄정달 대표이사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의 경우 2020년 9월 28일 김한섭 전 LH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매출액이 약 2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담 역시 회사 설립 이후 일년 만에 약 3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LH 출신 인사들이 재취업을 넘어 지분까지 보유하며 이권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실적이 없으면 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토목 분야 대신 자유롭게 수주가 가능한 건축 분야에 집중하며 '전관의 힘'을 극대화한 것으로 진단한다.

 

전문성이 부족해도 로비를 통해 사업을 수주하고, 구조설계나 도면작성 등의 업무는 낮은 가격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구조설계의 경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데, 낮은 가격으로 영세 업체에 맡길 경우 부실 설계, 함량 미달 설계 우려도 높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LH에 기생하는 '전관 카르텔'의 나눠먹기 배분구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앞으로 LH 전관들이 참여하는 업체는 용역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LH는 15개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들을 부실시공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LH 관계자는 "철근 누락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와 관련된 업체 및 관련자를 모두 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5개 단지와 관련된 업체는 모두 40여 곳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가 무량판 구조 설계 오류와 시공 누락, 부실 감리 등으로 건설기술진흥법과 주택법, 건축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 고발 근거다.

 

이들 업체의 상당수는 LH 출신 임직원들이 퇴직 후 재취업한 곳이어서 입찰 심사 등의 과정에 전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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