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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시내 '2000원 소주' 등장...주류 할인 경쟁 시작되나

소주 상시 2000원 판매 업체 등장...이벤트 할인 판매도 증가
정부 '유통 및 가격 경쟁 활성화' 위해 주류고시 손질...기대 ↑

 

정부의 '주류 할인 판매 허용 조치'에도 뚫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소주 5000원 선이 무너졌다. 국세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주류 할인 및 원가 이하 판매 등을 가능하도록 주류고시 유권 해석을 광범위하게 적용키로 하면서다.

 

이미 경기 수원시 한 음식점에선 2000원 소주가 등장해 소매점의 술값 할인 경쟁에 불이 붙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주말 본지 기자가 직접 찾은 수원시 인계동 소재 A 횟집에서는 소주가 2000원에 상시 판매되고 있다.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그 중엔 저렴한 소주 가격에 일부러 찾아왔다는 손님도 있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밖에서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술값이 부담되는데, 2000원이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마실 때랑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이라며 "지하철역과 식당이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다른 식당이랑 병당 3000원씩 차이가 나는 걸 생각하면 그깟 거리가 대수겠냐"고 말했다.

 

먹자골목으로 불리는 주변 상권에서도 저렴하게 소주가 판매되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병 수나 시간제한, 기간이 정해진 이벤트성에 불과했지만 주류를 1500~2000원에 판매해 고객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이달부터 일반 음식점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도매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내수진작과 물가안정화를 이유로 덤핑 판매 등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거래 방식이 아니라면, 식당이나 마트 등 소매업자들이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할 수 있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그동안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서 주류 소매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하면서 '주류를 실제 구매 가격 이하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해 왔다. 소매업자가 술값을 구매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고, 손실분을 공급업자에게 받아 메꾸는 방식의 편법 거래를 막기 위한 조항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할인을 유도해 물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업체들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주류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류 제조사는 소주 1병을 도매상에 1100~1200원대(세금 포함)에 납품한다. 도매상은 여기에 유류비, 운송비, 인건비, 운영비, 중간 이윤 등을 더해 약 25% 높은 1400~1500원을 받고 마트 등 소매점에 공급한다.

 

이렇게 공급받은 소주는 마트에선 약 1500~1600원, 음식점에선 4000~6000원 선에 판매된다. 우리가 음식점에서 6000원에 마신 소주 1병당 마진은 약 4500원(75%) 정도다.

 

다만 이미 주류 가격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주류 가격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술값을 내리면 대신 음식값을 올리는 등 술값 할인이 '미끼상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소주·맥주 가격에 인건비, 임대료 등 각종 요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존 주류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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