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롯데쇼핑, 호텔롯데, 컬리 등은 좀비기업과 다름없는 상황으로 경기침체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중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47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1.16으로 전년 상반기 4.42 대비 3.26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3년간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을 뜻하는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조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49조 6752억 원에서 올 상반기 89조 3208억 원으로 41.7%(62조 3972억 원)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33조 8807억 원에서 75조 694억 원으로 121.6%(41조 1887억 원) 늘어났다.
특히 유례없는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년 사이 40조 2552억 원 줄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감소분의 64.5%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의 수는 지난해 상반기 47개에서 올해 상반기 98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은 37곳이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 등 발전 공기업과 이마트, 롯데쇼핑, 호텔롯데, 컬리 등 유통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롯데쇼핑은 2019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후 한 번도 1을 초과한 적이 없다. 올해도 상반기 0.6에 그친다. 호텔롯데, 컬리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HD현대중공업과 이랜드월드 등은 2020년부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다.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리안리로 1810.2에 달했다. 한전KPS(666.5), 롯데정밀화학(364.6), BGF리테일(326.4), 삼성화재해상보험(313.9), 대한제강(215.1), LX세미콘(187.6), 현대엔지니어링(185.6), 에스원(171.3), KT&G(119.5), 경동도시가스(108.4), 크래프톤(102.8) 등도 세 자릿수 이자보상배율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었다.
21개 업종 중 전년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오른 업종은 조선 및 기계설비 업종에서 1.3에서 5.2로 상승했을 뿐 나머지 20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IT전기전자(-39.9p), 제약(-36.6p)과 석유화학(-16.9p)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제약업종이 큰 폭의 하락에서도 10.8로 가장 높았고 보험업종이 8.3, 자동차 및 부품업종이 6.5, 통신 5.3, 조선 및 기계설비업조이 5.2 순으로 5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공기업은 가장 낮은 –2.5였다. 다만 지난해 –6.5에 비해 개선됐다. IT전기전자 업종에서는 반도체 등의 부진으로 –0.45로 집계됐다. 이자비용이 전무한 곳은 빙그레, 원익IPS, 현대오토에버 등 3곳이었다.
[ 경기신문 = 백성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