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13.2℃
  • 맑음강릉 22.3℃
  • 구름조금서울 16.7℃
  • 맑음대전 14.5℃
  • 맑음대구 14.0℃
  • 맑음울산 13.9℃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6.1℃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6.9℃
  • 흐림강화 17.7℃
  • 맑음보은 10.5℃
  • 맑음금산 9.7℃
  • 맑음강진군 13.5℃
  • 맑음경주시 11.7℃
  • 맑음거제 16.1℃
기상청 제공

빛을 삼킬 거대한 어둠…뮤지컬 ‘더 데빌 : 에덴’

선과 악 사이 ‘선택’에 기로에 놓인 인간 이야기
괴테의 파우스트 기반, 미국의 테라노스 사건 모티브
11월 26일까지 서울시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단 한 번의 실험 성공으로 인류를 구하게 된 에덴 아담스는 점차 대담해진다. 실험 성공이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남자친구 레브 허트의 말도 듣지 않는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걸린 남자친구의 죽음 앞에선 실험 대상이 되어줘 고맙다고 말한다.

 

‘빛과 어둠의 대결, 그 기로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선택’이란 주제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는 뮤지컬 ‘더 데빌 : 에덴’이 무대에 올랐다. 2014년 초연한 ‘더 데빌’의 후속작으로 10주년을 기념해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미국의 테라노스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혈액 진단 키트를 개발해 인류에게 혁신적인 미래를 선사하고 싶은 에덴은 실험을 거듭한다. 소량의 혈액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그녀를 몰아붙이지만 실험은 계속 실패한다. 단 한번 인간의 ‘악’을 대변하는 악마 ‘X-Black’의 손길이 닿았을 때 성공한다.

 

실험 결과 발표일이 다가오지만 그녀는 성공을 입증할 수 없었다. 단 한 번의 성공이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라는 말에도 그녀는 성공에 대한 욕망 때문에 발표를 강행한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열광했고 연구실은 점점 폐쇄적인 공간이 돼 간다.

 

 

‘X-Black’은 그녀에게 혈액 진단 키트를 넘어 사업을 확장하라고 유혹한다. 연구원들은 성공을 입증하지 못했고 욕망에 굴복한 에덴과 함께 죽어간다. 에덴은 사람을 살리겠다는 초심을 잃고 어차피 죽을 사람들이었다며 성공에 대한 집착을 드러낸다.

 

그녀를 막는 연인 레브 허트마저 잃고 악마와 계약한 에덴은 연인의 죽음 앞에서도 악을 선택한다. 신약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줬다고 고마워하며 사랑을 잃는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악을 선택한 인간은 짓밟혀진 백합으로 그려지며 인간은 멸망한다.

 

극은 미국의 혈액 진단 키트를 개발하던 실리콘밸리 기업 테라노사가 연구 결과를 조작하고 대중을 속여왔다는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대표 엘리자베스 홈즈의 준수한 외모와 스토리에만 치중해 이미지를 조작한 기업은 파산하며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과학적 사실을 잊고 대중을 속인 연구 기업의 몰락은 우리나라의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일본 오코타카 하루코의 만능세포 연구논문 조작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기업의 성공신화를 띄우기에 급급한 언론의 민낯을 경고한다.

 

인간의 선을 상징하는 ‘X-White’는 끊임없이 에덴을 말리지만, 인간의 욕망과 ‘X-Black’에 밀려 지고 만다. 선이 사라진 시대, 인간은 멸망한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성공하겠다는 에덴의 선택은 파멸에 이른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욕망을 경계한다.

 

 

‘X-Black’ 역에 김찬호, 조형균, 김준영이 출연하며 ‘X-White’에 정동화, 박규원, 백인태가 나온다. ‘에덴’ 역은 여은, 이지연, 이재림이 맡았다. 레브 허트 역엔 이기현, 반정모, 김우성이 캐스팅됐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그린 전작 ‘더 데빌 : 파우스트’는 ‘더 데빌 : 에덴’ 과 시리즈로 제작돼 12월 5일 선보이며 ‘더 데빌 : 에덴’은 11월 26일까지 서울시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