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려는 추모객이 속속 몰려들었다.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일반 시민 등 7000여 명이 모인 서울광장은 핼러윈 축제보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날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는 정치권 관계자도 대거 참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얼굴을 보였다.
야당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정미 정의당‧용혜인 기본소득당‧윤희숙 진보당 대표 등 지도부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도 참석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모대회에서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며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안전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된 이 참사를 기억해달라”며 “그 기억이 모여 커진다면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추모대회 참가자 공동대표단도 “2022년 10월 29일 밤 용산구 이태원동에는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 아무것도 없었다”며 5가지를 약속했다.
내용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참사 발생의 근본적 원인 규명 ▲희생자들에 대한 차별의 은어 제거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연대와 지지 ▲안전사회 건설까지의 책임 등이다.
경기도 역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온라인 추모관 운영, 재난방지체계 구축 등 유사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SNS에 “진상규명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과거를 제대로 마주해야 미래로 나아간다”는 짧은 글을 올리며 지난해 참사를 상기시켰다.
앞서 김 지사는 서울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은 뒤 “참사는 그날 끝난 것이 아니다. 가족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 1년 동안 잊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며 “또 다른 참사를 막을 ‘기억의 힘’을 모두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도는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지난 25일 ‘10·29 참사 온라인 기억공간’을 개편했다.
도는 지난해 10월 수원 청사와 의정부 북부청사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고, 도 누리집 내 ‘온라인 추모의 글’ 게시판을 올해 3월까지 운영했다.
이후 ‘기억과 연대’ 온라인 추모관을 별도 누리집으로 개설해 운영해 왔는데 최근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 기록과 사후 대책을 게시하는 등 디자인을 개편했다.
누리집은 희생자들의 생전 모습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기록들이 담겼고, 누구나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열람할 수 있도록 추모글 남기기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개편 이후 온라인 추모관에는 ‘예방 가능했던 사고인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등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댓글 1만여 건이 등록됐다.
도는 참사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는 것 외에도 더 이상 유사사고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다음 달 1일까지 핼러윈을 맞아 많은 인파가 도내 곳곳에 모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4시간 재난상황팀을 운영, 인구 밀집 상황을 모니터링해 위험이 감지되면 현장에 상황팀을 급파한다.
인구 밀집 지역으로는 ▲수원시 수원역 로데오거리‧인계동 ▲고양시 라페스타문화거리 ▲화성시 동탄남광장‧동탄북광장‧동탄역 롯데백화점 ▲부천시 부천역 로데오거리‧부천시청 일대 ▲안산시 중앙동 상가거리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 ▲구리시 전통시장거리 ▲시흥시 오이도 빨간등대 일대 ▲김포시 고촌역 인근 등이며 도는 해당 지자체에 사전점검을 주문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이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경기도로 초청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