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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⑮ Guggenheim Museum

  • 등록 2023.11.23 13:09:50
  • 14면

현지의 소개 책자에서 전하는 Guggenheim Museum의 역사를 인용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In a bid to revitalize Bilbao following the industrial decline of the 1980’s, the Basque Administration got in touch with the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at the start of 1991 in order to form an alliance that would lead to the construction of a contemporary art gallery in collaboration with the prestigious institution established in New York. -omission- the Museum’s location-one of the sites next to the estuary that had been left abandoned due to the recent crisis-had already been agreed on as well as the architect that would design. -omission- In the judges’ decision what was valued most was the iconic capacity of Gehry’s project, a virtue whose benefits would be fully appreciated when the work was concluded. Since its inauguration in 1997, the mere presence of the Guggenheim, in effect, has been the trigger for Bilbao’s transformation and, more precisely, for the recuperation of the estuary as the city’s main backbone, to the point that, in the space of just a few years, many buildings and emblematic infrastructures have been erected around the Museum that would never have existed without the determination of the Basque Administration, the Guggenheim Foundation and Gehry.

 

이 문헌은 하나의 건설 project가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작품이 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조건들에 대해 중요한 몇 가지 초점을 잘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timing, 지경학적 조건, 인재의 존재, 협력, 식견과 추진력 있는 판단의 주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께서 요약하였던 일의 성사를 위한 조건 –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 - 들과 절묘하게 일치하는 의견이다.

 

 

이 거대한 건물의 사진을 찍기 위 해서 마땅한 촬영 장소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아픈 다리를 끌고 다리를 건너가서 강 건너편에 자리를 잡아야 했다.

 

이 museum의 주변에는 네 개 정도의 유명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Maman’과 오른쪽에 보이는 ‘Tall tree and the Eye, 2009’, 그리고 ‘Puppy’라는 작품은 사진 오른쪽 뒤편에 있다. 같은 작가의 ‘Tulips’는 찾아보지 못했다.

 

이 건물의 외벽은 주로 석회암으로 만들고 표면을 0.38㎜ 두께의 Titanium sheets 3만 3000장으로 덮었다고 한다. 강하고 부식하지 않는 장점으로 그런 선택을 하였을 것이지만, 내게는 이 도시의 역사를 상징하는 철(鐵)의 질감도 낼 수 있어 더욱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다. 사실 museum의 home page 기록에 의하면 Frank Gehry는 Bilbao 하늘을 그대로 담을 수 있다는 이유로 티타늄 소재를 선호했다고 한다.

 

더욱이 얇은 두께로 바람에 따라 팔랑대는 느낌도 나고 빛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색조를 띄기도 한다(특히 야경)고 museum의 home page(guggenheim-bilbao.eus)는 자랑을 한다. 그러고 보니 시중에 돌고 있는 이 건물의 사진들은 저마다 모두 다른 색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이 건물은 Metal Flower라는 별명을 얻었다고도 한다.

 

Titanium은 비싼 가격이 문제인데 마침 러시아의 Titanium 가격까지 떨어져 혜택을 누렸다고 하니 하늘은 역시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가 보다.

 

무엇보다도 이 건물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design의 독특함 때문이다. 이 건물을 설계하기 전 Gehry의 초기 dessin을 보면 도저히 건물로 탄생할 수 없을 것 같은 파격이었지만 이 또한 때를 맞춰 등장한 CATIA라고 하는 3D program의 덕분에 수월하게 해결하였다고 하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진부한 격언이 새삼스러워진다.

 

다시 해설책자 기록의 한 대목을 인용해 보면,

 

In this sector he emulated the sinuous forms of sailing vessels and fish, associated with the adjacent estuary.

 

이제 이 돌과 철로 만들어진 건물이 물고기의 유영을 닮아 있고 먼 바다를 그리는 함선같이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결국, Gehry는 이 도시의 역사와 환경, 특히 이 건물의 입지가 가지는 그러한 조건들을 자신의 창의력과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독특한 design을 완성할 수 있었고, 이 Gehry의 제안서를 선별해 냈던 심사위원들의 식견이 그와 동조했던 것이다.

 

문득 Gaudi가 생각나지 않는가. 우리의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의 건설을 위해서는 어떤 고려가 있었을까.

 

이제 이 건물의 안으로 들어가 보면 Sagrada Familia의 기억이 살아난다. Yayoi Kusama라고 하는 일본 여류화가(솔직히 나는 이 여성의 호박에 점찍는 작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의 작품 전시가 있는 평범한 한 전시실을 돌아 나오면 상식적인 공간의 구성이 모두 깨져 버린다. 3층으로 지어졌다는 공간은 층수의 구분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천장과 기둥, 벽체의 구별이 난해해진다. 가히 전위적이다.

 

 

몇 작가들의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여기에 그 작품들의 소개는 생략하기로 하자.

 

이 건물이 완성되는 데에는 Basque 자치부와 Bilboa 시정부의 leadership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고 모든 자료들이 전하고 있다. 1980년대에 들어 철강과 조선 위주의 산업이 쇠퇴하고 대홍수의 피해까지 입은 도시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그들이 기울였던 노력은 적절했고 치열했던 것 같다.

 

Spain 정부와 Basque 지방정부가 절반씩 투자해 ‘Bilbao Ria 2000’을 설립하고, 지역의 대학, 금융, 철도, 전기, Bilbao 시정부 등 Bilbao의 모든 민·관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빌바오 메트로폴리-30계획’을 수립하고 도시의 개조에 나섰다고 한다. 그로부터 오늘 같은 청정 Nervión 강이 살아나고 관리되는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문화산업 도시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서도 이들은 건축 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당시 1억 dollar에 달하는 건축 비용을 5000만 dollar 선불 조건으로 추진했다고 하니 그들의 각오와 추진력이 부럽다. 지금도 이 미술관은 건설 당시의 계약 조건에 따라 Basque 지방정부가 운영비용 전액을 지불하면서 운영일체는 Guggenheim Foundation이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개장 당시 한 해 80만 명으로 기대했던 관광객은 136만 명을 기록했고 지금까지 100만을 넘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지속적으로 이곳을 찾는다는 얘기다. 그로인해 야기된 지역 개발의 효과는 앞의 기록에서 본 바와 같다.

 

Guggenheim은 New York은 물론 Venice와 Berli 등에도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Bilbao만이 이렇게 성공적인 이유는 무엇일까(Bilbao effct 또는 Guggenheim effect). 답은 어렵지 않다. 앞에서 보았듯이 조건의 효율적인 결합뿐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인간의 의지이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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