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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㉑ Lisboa와 Belem

  • 등록 2023.12.03 10:43:28
  • 14면

월 21일. 이제 이번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날이다. Lisboa의 역사, 특히 대항해와 대륙발견의 시대의 역사는 Belem 지구 바닷가에서 시작되었다.

 

남아 있는 hop on hop off의 사용시간도 소비할 겸 Belem 지구부터 오늘 하루를 시작해보자.

 

Belem의 첫 모습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터무니없이 기다란 교회 건축이다. 웬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 서있어 교회관람객인줄 알았지만 이 건물은 두 개의 교회가 이어 붙은 것이고 그 절반은 고고학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길 건너편 바다 쪽으로 펼쳐진 광장이 Plaça do Império다. 이 광장의 바다 쪽으로 발견 기념비(Padrão dos Descobrimentos)가 서있다.

 

 

Belém지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기념물은 역시, Império 광장 옆에 서 있는 벨렝 탑(Torre de Belem)이다.

 

이 탑은 1519년 Manuel 1세가 Vasco da Gama의 원정을 기념해 테주 강 하구에 세웠다고 한다. 모양이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귀부인과 같다고 해서 ‘테주강의 귀부인’이라고도 불린다는데 글쎄다. 아무튼 이런 story의 창조가 가치를 만든다.

 

높이 35m. 해안 요새로 사용했던 건물로 3층에는 왕의 주거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세관과 전보국으로도 사용하다가 Spain이 통치하던 시절에는 지하는 감옥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현재 탑의 꼭대기는 전망대.

 

이 그림 역시 표구가 좋아야 하고 수석은 좌대가 받쳐주어야 한다. 그것이 도시 미관 디자인의 요체다.

 

Lisboa 시내로 돌아왔다. ‘시티투어’로 두 바퀴쯤 돌아본 느낌은 Porto가 좀 더 대형화, 평면화하고 현대화한다면 Lisboa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중세풍의 건물들과 강렬한 도시 조형물들, 여기에도 Modern 또는 Art Nouveau와 Art Deco 양식의 건물들이 Baroque와 공존하고 있고 Portugal의 개성이라는 Azulejo가 있다.

 

그리고 바다와 항해시대의 역사가 있다.

 

그러나 대항해의 역사를 제외하고 Porto는 좀 더 집약적인데 비해 Lisboa는 밀도가 좀 더 성글다고 해야 할까.

 

이 두 도시를 관광 상품이라는 시각을 접고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두 도시 모두가 지구상의 어느 다른 도시들과 같이 소위 현대화라는 Design Paradigm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관광 상품으로서의 도시와 현실적인생활과 기술의 발전에 부응하기 위한 도시, 둘로 나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개의 도시의 모습은 서로를 부정하지 않으며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18~19세기를 팔아서 21세기를 만들고 살아가고 있다”라고 하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런 전략이 존재하는가?

 

 

Porto에서도 그렇지만 Lisboa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역사적인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리는 도시 조형물은 거의 모든 도시 거리마다다에서 적어도 하나씩은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조형물들이 하나같이 웅변적이어서 진실로 이 도시를 지키는 힘이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우리의 도시에 설치된 인물들의 동상, 석상들을 생각한다. 강화 광성보 입구의 어재연 장군상을 떠올려보다. 어떤가. 장군에게 죄짓는 것 같이 않은가?

 

이들에게 있어 고난의 역사는 이제 영웅들을 배출한 자랑의 역사가 되었고, 이 도시는 그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그 자체로 뛰어난 관광 상품이 되었다.

 

 

그런 이 도시에도 이런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그들의 역사를 Regeneration하거나 하물며 Gentrification하고 있다는 인상은 찾기 어렵다. 지울 수 없다면, 지워서는 또는 안 된다면 공존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Design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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