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발 요소 수급 불안을 대비해 차량용 요소 확보 물량을 4.3개월분까지 확대하고, 수입·판매 검사 기간 단축, 해상운송비 지원 등 대책을 내놨다.

11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품목별 공급망 리스크 대응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요소수 값과 재고는 평시와 유사한 상황으로, 지난 7일 기준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1602원, 요소수 재고를 보유한 주유소는 96.5%에 이른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난 8일 기준 차량용 요소 및 요소수 확보 물량을 4.3개월분까지 확대해 뒀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11월 30일 3개월분)에 비해 1개월여어치를 추가 확보한 상황이다. 추후 조달청의 추가 비축(6000t) 계약 체결 시 1개월분가량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밖에도 요소수 완제품 수입 급증을 대비해 수입·판매 검사 신청 시 합격증 발부까지의 기간을 기존 20일에서 5일로 단축하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 종료되는 차량용 요소 할당관세 적용을 연장해,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3.3%, 6.5% 적용되던 세율을 더 오래 면제하기로 했다. 산업용·차량용 요소에 대한 해상운송비 일부를 내년 4월까지 지원하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비축 요소 중 발출 가능 물량 1930톤(t)에 대해 다음 달까지 방출수요 조사를 실시한 뒤 이달 내 긴급 방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요소를 비롯한 경제 안보 품목의 공급망 관리 역할을 법적으로 규정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법) 후속 조치도 점검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공급망법은 6개월 뒤인 내년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에 기초해 정부는 한국수출입은행에 설치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내년 하반기 중 운용 개시할 계획이다. 이 기금은 정부 보증 공급망기금채권을 발행해 조성되는 것으로,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분야 기업들에 경제 안보 품목 확보, 국내외 시설투자 등을 대출·보증·출자 등 형태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1분기 중 국회 보증 동의를 완료하고, 그해 6월까지 수은에 전담 조직과 기금심의회를 꾸릴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망 3법 중 공급망법 제정과 소부장특별법 개정은 완료됐으나,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며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흑연과 갈륨·게르마늄, 인산이암모늄에 대해서도 재고를 확대해 둔 상황이다. 흑연은 업체별 3~5개월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산이암모늄은 내년 5월까지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갈륨의 비축 물량은 현재 40일분인데, 내년 예산 등을 반영해 100일분까지 확대 조치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