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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와 봉사 이끈 '수원시자원봉사센터' 20년의 발자취

2003→2023년 등록자원봉사자1만2000명→42만명,단체198개→698개 증가
태안 기름유출사고,세월호 참사,산불·호우피해,팬데믹 등 구호‘손길’
캠페인 등 자원봉사 영역 확장하고,기후위기 대응까지 자발적 변화 이끌어

봉사로 세상에 감동을 주는 많은 봉사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유무형의 자원을 이웃과 나눴지만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만이 가진 힘으로 수원시민을 하나로 묶고 수원시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여 온 수원시자원봉사센터 20주년을 돌아본다.

 

◇수원시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달려온 20년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20년 전인 2003년 10월20일 문을 열었다. 

 

최초 개소 당시 명칭은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였다. 지역에 산재한 자원봉사자 및 단체들과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태동했다. 

 

수원시는 수원시자원봉사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해 센터 출범을 위한 기초를 닦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를 비전으로 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초기 센터는 자원봉사 기반을 구축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에 집중했다. 3년이 채 안 된 2006년 행정자치부로부터 전국 자원봉사센터 중 최우수 센터로 평가받으며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센터는 중장기 비전과 방향을 정립하며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렸다. 개소 10년 만인 지난 2013년 4월 장안구 정자동 옛 대한지적공사 경기본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전하면서 종합운동장에서의 더부살이도 마무리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첫 개소 당시 1만2천명 수준이던 등록 자원봉사자 수는 지난 11월 말 기준 41만9000여 명으로 늘었다. 20년 만에 35배나 증가한 것이다. 

 

등록단체 수도 198개에서 698개로 500곳 늘었으며, 자원봉사가 필요한 수요처 역시 89곳에서 776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연간 누적 봉사시간은 올해 11월 말 기준 89만시간을 기록 중이다.

 

◇재난·재해 현장을 따뜻하게 보듬은 손길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20여년간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재난·재해 현장으로 서슴없이 달려가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해외 국가의 어려움에도 빠르게 응답했다. 

 

신속한 구호물품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을 지원하는 재난·재해 전문봉사단이 주축이다.

 

2007년 말 태안 앞바다를 검은 기름으로 뒤덮었던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센터를 중심으로 한 희생과 연대의 출발점이다. 

 

사고 발생 닷새만인 12일부터 이듬해 4월30일까지 114일 동안 2만17명의 수원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오염된 바다를 되살리고자 힘을 보탰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도 센터는 유가족의 슬픔을 달래고자 손과 마음을 보탰다. 이웃한 도시의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가운데 수원시연화장과 합동분향소 등에 7개월 동안 839명의 자원봉사자가 유가족과 조문객을 위한 급수지원과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후로도 각종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센터를 중심으로 수원시민들의 손길이 답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자원봉사의 손길은 더욱 절실했다. 마스크 부족 사태에 도움을 준 천 마스크와 마스크 끈 만들기를 비롯해 방역 지원 등의 봉사가 진행됐다. 특히 2021년 봄부터 예방접종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7개월간 7166명의 봉사자가 손을 보탰다.

 

해외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도 성과다. 몽골 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수원 시민의 숲’ 조성과 캄보디아 수원마을의 기반시설 건립에 청소년 해외봉사단이 참여했다. 올해 초에는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총 20t에 달하는 의류와 난방텐트, 침낭 등의 생필품을 보내기도 했다.

 

◇지역과 사람을 중심으로 진화를 모색하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며 혁신적인 행보를 해왔다. 

 

지난 2018년 오픈한 온라인플랫폼 ‘착한공터’는 센터의 혁신 노력이 구체화된 결과물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소통하고 서로의 활동을 연결하는 참여형으로 운영되는 확장형 온라인 공간이다. 

 

자원봉사 일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기본 기능은 물론 재능공터, 시민공터, 캠페인, 배움공터, 드림공터, 마일리지공터 등의 구성이 더해졌다.

 

재능공터는 시민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자원으로 봉사와 연계한다.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활동하는 시민공터도 있다.

 

캠페인 활동도 활발하다. 수원시민과 자원봉사단체, 기업, 동아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는 캠페인을 발굴해 등록하는 방식으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2019년 수원시 3·1운동 100주년 시민문화제 연대사업 운영 ▲2020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의료진 및 환자 응원 릴레이 캠페인 ▲2021년 아동학대를 알리는 손동작 공유를 위한 깜빡챌린지 ▲2022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넷제로(Net Zero) 캠페인 등 매년 의미 있는 캠페인이 발굴돼 수원시의 좋은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원봉사에 집중하며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인식을 전환하는 프로그램 ‘장난감의 재탄생’, 자원재활용 공동사업으로 진행하는 종이팩 기부봉사 ‘위더스(With Us)’, 탄소중립을 위한 나무심기 캠페인 ‘여기어때’, 생태교통수원2013 10주년을 기념하며 생태교통 문화를 확산하려던 ‘생태교통 출퇴근 챌린지’ 등 환경과 접목한 시민참여형 탄소중립 자원봉사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수원시 13개 공공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며 도시재단과 연대와 협력을 위한 첫단추를 꿰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예우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 추진했다. 자원봉사 활동 중 위험으로부터 자원봉사자를 보호하는 자원봉사 종합보험 혜택과 일정 봉사시간 실적을 달성하면 수원시와 협약을 맺은 검진기관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누적 1천시간 이상의 우수 자원봉사자의 경우 노고를 인정해 최대 60만원의 간병비를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시민 참여로 빛낼 새로운 20년을 꿈꾸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새로운 20년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이 만드는 자원봉사 행복도시 수원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플랫폼 구축 2030’을 비전으로 달려가는 전략을 수립했다. 

 

사람과 현장을 중심으로, 공감과 협력을 이끌고,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자원봉사를 펼치기 위한 5가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시민 공모로 ‘봉사하는 당신! 빛나는 당신!’이라는 슬로건도 선정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지난 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겸한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을 개최해 비전과 계획을 알렸다.

 

최영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장은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내년에 더욱 새롭고 빛나는 봉사활동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진행하겠다”며 “실천으로 나눔을 실현하고,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은 아직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라며 “봉사하는 시민이 더욱 빛나는 도시, 따뜻한 모두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영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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