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일 ‘86세대 퇴진론’에 대해 “집단적으로 몰아 ‘퇴출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우리들이 과거 하나회나 ‘윤석열(대통령) 사단’처럼 우리끼리 모여 한번 해먹자 그런 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과정에 ‘뺄셈 정치’는 안 된다”며 “86세대가 오히려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대 중후반에 ‘기득권’이라는 평가는 피해갈 수 없지만 사회 다른 분야에서도 주축 세력들의 나이가 그렇다”며 “30~40대 더 좋은 후배들을 발굴하고 길을 열어주는 건 많이 고민해야 될 분야”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을 지낸 86세대 대표 인사로,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최근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그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구속으로 촉발된 ‘86세대 퇴진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86세대인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변절자)라고 비난하자 오히려 86세대 정치인들이 청산 대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운동권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송영길 전 대표까지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86세대 퇴진론은 재점화됐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586운동권은 1980년대 운동권 경력으로 국회의원까지 됐지만 그들의 인식과 윤리는 그 시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패한 꼰대 혹은 청렴 의식 없이 권력욕만 가득한 구태가 오늘날 586 운동권의 자화상”이라며 “많은 청년이 586 운동권 청산을 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전 실장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 등으로 당이 분열된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본인은 충심을 갖고 여러 조언을 했는데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하자고 호소하고 자리를 만들어주고 하면 본인도 조금 어깨가 가벼워질 것”이라며 통합 행보를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누가 뭐래도 이 정부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황태자”라며 “한 장관 같이 책임 있는 사람과 밤샘 토론이든 끝장 토론이든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따뜻한 품에 있지만 현실 정치가 얼마나 냉혹하고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끼리라 본다”면서 “한 장관이 국민의힘 선거를 지휘하면 민주당으로서는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한 장관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에 대해 ‘몰카 공작’이라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해서는 “(명품가방을) 받은 것이 더 큰 위법인데 그것만 지적하면 한 장관이 말하는 원칙이 얼마나 자의적인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