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차출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명으로 일단락된 가운데 이들의 출마 지역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여권 내에서는 인지도 등이 높은 차출 인사들이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험지’나 전략적 요충지에 출마해 총선 승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기에 한동훈 비대위가 민주당 주축인 ‘86세대’와 대비시켜 ‘789세대’로 정치권 교체에 앞장서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온 만큼 차출 인사들의 헌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차출 장관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출마 지역을 당의 전략적 선택에 맡기고 ‘백의종군’을 준비 중이다.
우선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저격수를 자처하며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했다.
원 전 장관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 지지기반을 회복하고 확장하기 위해 앞으로 어려움이 큰 만큼 어떤 희생도 각오하고 헌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준비했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최근 출마 지역구에 대해 당에 백지위임했다.
그는 “어떤 희생과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이 요청하면 험지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을 등 열세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을은 ‘586 운동권’ 출신의 김민석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국민의힘은 박 장관이 86세대 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해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공략 발판을 마련할 구상이다.
최근 개각 추가 명단에 오른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향인 경기 수원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방 장관을 등을 앞세워 수원 교두보를 확보해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 남부 벨트에 여당 깃발을 꽂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비례대표 출신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된 서울 서초을·경기 분당을 출마에 최근 선을 긋는 분위기다.
국회 복귀를 예고한 박진 외교부 장관도 출마 지역을 고심하고 있는데 여권에서는 박 장관의 현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 재도전 가능성과 함께 수도권 험지 출마도 거론된다.
반면 일부 장관들의 경우 연고를 강조하며 ‘텃밭’에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사하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하갑은 민주당 재선 최인호 의원이, 사하을은 국민의힘 5선 조경태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국민의힘 3선 하태경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예고하면서 공석이 된 해운대갑 출마가 거론된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 중에서는 김은혜 전 홍보수석 출마지가 관심이다.
여권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김 전 수석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완패’한 수원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방 장관과 더불어 총선 영입 인재인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수원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김 전 수석은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사령탑 취임을 앞둔 한동훈 지명자의 경우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비례대표 당선 가능 순번을 받거나 수도권의 상징적인 지역에 출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