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5월의 광주 정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라며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광주 정신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헌법 전문 수록에 단순 동의하는 것이 아닌 적극 추진하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하고 선명해지고 자랑스러워 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공약으로 이를 헌법에 수록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한 비대위원장은 “헌법이 개정된 지 굉장히 오래됐는데 (개헌은) 절차적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헌법 개정 절차가 이뤄진다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인 한 비대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죄책감이 아닌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선 세대가 청춘과 열정을 바쳐 기적같이 이뤄낸 산업화의 밥을 먹고 민주화의 시(詩)를 배우며 성장했다”며 “그 결실만 누린 셈이지만 산업화와 민주화 중 어떤 것이 우위인지 말하라고 강요받지 않았기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상호 배타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광주 시민들에 대해 부채 의식이나 죄책감 대신 민주주의를 어려움 속에서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이런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은 동료 시민으로서 연대 의식을 더 강하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5‧18 민주화묘역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 시민의 위대한 정신을 존경한다. 그 뜻을 생각하며 동료 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다’고 적었고, 민주묘역에 앞서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도 참배했다.
그는 “광주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불의에 항거하는 유산은 꼭 5‧18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1929년 광주학생운동도 있었다. 그 점을 충분히 기리고 출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오는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