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나던 곳인데, 여기가 대피 장소인지 몰랐어요.”
15일 오전 8시 50분쯤 인천 남동구 인천애뜰. 지각이 가까워진 만큼 조급한 발걸음과 추운 날에도 산책하고자 나온 사람들로 분주하다.
사람들로 가득한 공원 중앙 인근에서는 금연공원, 응급헬기 착륙지점, 인천애뜰 주요시설 등을 알리는 각종 안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구석진 곳에 쓸쓸히 세워진 안내판도 있다. 공중화장실 뒤편으로 걸음을 옮기면, 노란색 안내판 하나가 지진 옥외대피장소라는 사실을 조용히 알린다.
외진 장소인 탓에 발견 못 하는 일도 수두룩하다.
미추홀구에 사는 A씨(51)는 “여기에 지진 옥외대피장소 안내판이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며 “지진이 나면 그저 사람들을 쫓아 이동할 거 같다.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홍보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지진 발생 시 시설물 붕괴 등에 따른 낙하물 위험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곳이다.
학교 운동장·공원 등을 주로 지정하며, 대부분 입구 인근에 안내판을 설치한다.
현재 인천에 지정된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618곳이며, 699만 6591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보다 장소는 96곳, 수용인원은 131만 1214명이 늘었다.
기존 지진 옥외대피장소 522곳에는 표지판이 모두 설치됐다. 추가 지정된 곳의 경우, 예산을 확보해 설치해 나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정 장소는 늘었으나, 정작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천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홍보 사업을 통해 지진 대피 장소 등을 알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다 보니 (대피 장소 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군·구별로 대피 안내지도를 만드는 등 홍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군·구별로 수요조사를 받아 아파트 현관에 가까운 대피 장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군·구별 대피 안내지도를 만들어 주소, 수용인원 등에 대해 담는다. 지역 소식지나 시청 누리집 등에 게시해 홍보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3일 오전 8시 3분쯤 인천 옹진군 백령도 남쪽 34㎞ 해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