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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과 졸속 유보통합 추진에 멍드는 동심...0~2세 돌봄의 메카 가정어린이집 영아 ‘피해’

영문도 모른 채 애착관계 형성된 선생님 바뀌면서 아침마다 눈물바람...“분통”
줄어드는 원아 수와 교사 고용불안이 원인...가정어린이집 인건비 보존 방안 시급

19개월 아들 A군을 키우고 있는 인천 구월동에 사는 전문직 여성 B(34)씨는 요즘 아침마다 눈물바람이다.

 

직장 복귀 문제로 A군이 7개월 무렵부터 다니기 시작한 가정어린이집에서 여태껏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돌봐주던 담임선생님이 지난 2월에 바뀌었기 때문이다.

 

A군은 아침마다 울면서 어린이집 입실을 거부하면서 발버둥을 치고 출근길이 급한 엄마 B씨는 새 담임선생님 눈치를 보며 억지로 아이를 밀어 넣고 돌아 나오며 눈물을 훔쳐야 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B씨는 “아이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세 분 선생님이 올해 초 각각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장애통합어린이집 등으로 이직하면서 아이가 새 선생님과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장선생님은 저출생으로 인한 원생 감소 등 어린이집 자체가 존폐의 갈림길에 서있는데다가, 내년 유보통합 법 개정 등까지 맞물려 보육현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떠나는 선생님을 붙잡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만 한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B씨처럼 가정어린이집은 사회활동을 하면서 0~2세 영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소중한 내 아기를 가장 안심하고 맡기는 영아전문 보육기관이다. 보통 아파트 1층에 위치해 소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 무엇보다 가정과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상호작용과 교수작용을 할 수 있어 어린 영아 보육에 특화돼 있다.

 

그러나 최근 저출생 문제로 인해 가정어린이집 원생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법인이나 국공립, 직장 어린이집과 달리 인건비 등에 대한 지원 혜택 없이 주로 보육비에 의존해야 하는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원생수가 감소하면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어 결국 폐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미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전국적으로 한 해에 1500~2000개의 가정어린이집이 폐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폐원까지는 아니라도 과밀지역 외에는 거의 문을 닫기 전 상황으로, 정원 충족률로 따지면 평균 60%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새로 들어오는 영아가 줄거나 '0'명인 곳도 부지기수이다. 결국 원장은 폐원을, 그로인한 고용불안으로 인해 교사는 국공립어린이집 등으로 이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애착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한 0~2세 영아들이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거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선생님과의 이별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실질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0~2세 보육 90% 이상을 맡고 있는 가정어린이집 존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건비 보존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인천 가정어린이집은 현재 676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매년 100여 개씩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128개, 2022년 119개, 2023년 99개의 가정어린이집이 폐원했다.

 

폐원의 이유에는 내년부터 법 개정을 통해 시행 예정인 유보통합도 맞물려 있다. 가정어린이집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보통합 골자는 보건복지부와 시도, 시군구에서 담당하고 있는 영유아 보육 업무(정원, 예산 포함)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관리체계 일원화인데, 오는 6월 27일부터 보건복지부의 보육 관련 권한이 교육부로 일원화된다.

 

강원미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전 회장은 “유치원이 크게 2~3종류이고, 어린이집은 7종류(국공립·사회복지법인·법인단체 등·민간·가정·협동·직장어린이집)나 되는데, 이 중에서도 0~2세 영아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짚으며 “유보통합에 동의하고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영아 보육에 대한 보다 세밀한 정책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영아보육에 특화된 가정어린이집과의 상생방안을 도모하기 위해 공보육어린이집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며 “또 교사 대 영아 비율을 낮춰 인건비를 다소나마 보존하고 교사와 아이 모두에게 쾌적한 보육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인천시 특수시책 사업 중 하나인 ‘인천형 어린이집’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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