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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잘 먹고 살아 갈 권리

 

돌이켜보면, 10대를 거쳐 20대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내가 어떤 일을 좋아 할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들보다 잘하는 일이 없었고 내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한 정보도 없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적성에 맞는 진로를 상담해 주는 곳은 없었고 각자의 생존은 개인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에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학교 성적에 따라 대학과 전공이 전해지고 그 선택은 한 사람의 인생을 규정짓는데 충분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실업계로 불렸던 직업계고에 진학하거나 곧바로 직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막스 베버(Weber, M.)는 세속적인 직업노동이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 소명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직업의식이 완전함을 추구하는 길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는 소가 웃을 일이다. 누구나 안정되고 좋아하는 직업을 가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노동은 신의 소명도 아니고 무간지옥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와, 더 나아가 직업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재단에서도 이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도교육청의 지원으로 31개 시·군에서 ‘진로체험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 재단에서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화성시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에게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청소년의 진로 결정에 나름의 도움을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쌓아왔던 진로교육에 대한 노하우와 실적을 인정받아 올해에는 경기도 남부지역에 산재해 있는 ‘진로체험 지원센터’들의 거점 센터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앞으로 우리 재단의 진로체험지원센터는 전국단위의 진로교육 정책 논의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경기 남부 지역의 여러 센터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각 진로체험지원센터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일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직업 선택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각자의 소질과 역량을 파악함으로써 잘 먹고 살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쟁취했으면 좋겠다. 덧붙여, 청소년의 먹고 살 권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국의 진로체험지원센터의 관계자들께 존경하는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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