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오는 2029년까지 부평구에 제2의료원을 설립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2의료원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중구가 이번에는 제3의료원 추진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중구에 따르면 최근 ‘영종국제도시 인천 제3의료원 설립’ 안건을 시에 전달했다.
구가 공식적으로 제3의료원 설립 추진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8일 열린 ‘2024년 4월 중 인천지역 군수·구청장 협의회’를 통해서다.
당시 협의회에 참석한 김정헌 중구청장은 인천 제3의료원을 영종국제도시에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준 영종국제도시 인구는 11만 9489명이다. 해마다 영종·용유지역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은 없다.
이로 인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인천대교를 건너 인하대병원이나 영종대교를 건너 서구 국제성모병원으로 가야한다. 문제는 이동 시간만 30분이 넘는다는 것이다.
구는 열악한 의료 인프라 해소를 위해 지난 2022년 인천 제2의료원 유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가 제2의료원 부지로 부평구 산곡동 캠프마켓 A구역 일부를 최종 선택하며 중구의 유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시와 구는 영종지역에 국립대병원 유치를 계획하기도 했지만 정부의 제동으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병상 과잉 공급과 지역 쏠림 현상 등을 막기 위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분원 개설이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개설할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발표했다.
이에 구는 궁여지책으로 지난해 7월부터 지역 의원 등을 24시간 응급 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으다. 하지만 여전히 종합병원 유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시는 구로부터 제3의료원 설립 안건을 전달받았지만 아직 추진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부지까지 정한 제2의료원 설립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정부에 제2의료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었는데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정부는 인천의료원 만성 적자와 의료진 이탈 등의 이유로 제2의료원 설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울산·광주도 예타 조사에서 BC값이 1을 넘지 못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제3의료원은 제2의료원 설립 이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시는 올해 제2의료원 예타 신청과 통과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