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화도진축제를 여는 인천 동구가 매년 구비를 투입해 효과 분석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주변 상권에 축제가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인데, 정작 보고서 내용은 맹탕에 가까워 예산만 낭비되는 셈이다.
8일 동구에 따르면 매년 화도진축제 효과 분석 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만든다.
지난 2017년까지는 한국지역진흥재단에서 용역을 진행했고, 코로나19로 축제가 열리지 않은 2019~2021년을 제외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민간업체에서 맡았다.
구는 지난해까지 매년 이 용역에만 구비 550만 원을 투입했다.
문제는 용역 결과를 담은 보고서 내용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매년 수치를 제외하면 보고서에 담기는 내용은 비슷하다.
2016년 보고서에 담긴 시장 규모, 매출 특성, 방문객 특성 등의 분석 내용이 지난해 보고서에도 수치만 다르게 그대로 담겼다.
결과 해석 및 활용에 대한 내용도 ‘분석 결과를 단순히 축제에 대한 직접적 효과라 판단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음’으로 매년 동일하다.
구는 올해도 이에 대한 용역을 실시할 예정인데, 기존 용역비용에서 4배를 늘린 2200만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더 폭넓은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 용역비용을 늘렸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방문객 특성에 대한 분석을 넓히는 데 그칠 예정이고, 보고서를 활용해 다음 축제에 소상공인 및 주민들의 지원을 늘린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화도진축제에 시비보조금 2억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 기준에 구가 만든 보고서는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시가 정한 축제 인지도, 지역 대표성, 시민 참여도 등만 기준치를 넘으면 최대 2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화도진축제가 35년간 꾸준히 열린 점을 높게 사 시비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구가 매년 예산까지 투입해 만든 보고서는 말 그대로 효과를 분석한 게 전부다.
구 관계자는 “효과 분석 용역 내용은 구에서 제시한 것들로 이뤄졌다”며 “올해 비용을 더 늘린 건 구에서 더 폭넓게 분석하려는 의미”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