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수원시 인계동으로 거주지를 옮겨 경찰과 지자체가 나서 치안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첫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중대 성범죄자를 주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수원을 떠날 때까지 강경 투쟁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2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홈플러스 동수원점 앞에서 박병화 퇴거를 촉구하는 민·관 합동 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진행된 곳은 박병화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인근이다.
이날 집회에는 (사)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수원시지회와 가정폭력상담소, 가톨릭여성의집, 통장협의회, 주민자치회 등 시설·단체 관계자 총 70여 명이 참석했다.
최성호 인계동 주민대표는 “중학생 딸을 가진 입장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집회에 나섰다"고 단체 활동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연쇄 성범죄자가 인계동 번화가에 거주하는 만큼 주민들은 높아지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며 “박병화를 수원시민, 인계동 주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민들은 박병화 퇴거와 더불어 ‘한국형 제시카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고위험 성범죄자가 정해진 시설에서만 거주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내용의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거주이전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여성폭력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제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와 경찰은 박병화 거주지 주변으로 방범초소‧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 및 기동대 배치, 합동 순찰 등을 진행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단체행동 이후에도 박병화가 수원을 떠날 때까지 강경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박병화 수원을 떠나지 않는다면 주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퇴거 촉구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안전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