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 잔해가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군 당국은 잔해를 수거해 정밀분석을 진행하는 한편 북한에 반인력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했다.
29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합참은 북한이 전날 야간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하고 있으며 현재 경기, 강원, 경상 등 전국 전역에서 150여 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8일 오후 11시쯤이다. 동두천시 하봉암동의 한 단독주택 마당에 대남 전단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다음날 오전 5~6시 사이 파주 문발동, 성남 고등동, 김포 고촌읍‧하성면, 평택 사후동 등 도내 전역에서 대남 전단 발견 및 의심 신고가 잇따랐다. 당시 소방당국에 신고 건수는 50여 건에 달했다.
같은 시간 강원도에서도 풍선 잔해 발견 신고가 접수됐는데 화천과 양구 각각 1건, 철원 2건 등 총 4건의 잔해가 발견됐다.
접경지에서 직선거리로 250km 이상 떨어진 경북 영천에서도 대남 풍선 잔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7시 40분쯤 영천시 대전동 한 포도밭 주인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은 오물로 보이는 쓰레기가 비닐하우스를 파손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인 밭 주인은 신고 약 10분 전 ‘쿵’하는 소리를 듣고 밭에 나갔다가 파손된 비닐하우스 옆에서 폐비닐 더미와 오물을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밤사이 떨어진 풍선에는 공통으로 대변 거름 등 오물과 전선, 건전지, 신발 조각 등 쓰레기가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 처리반(EOD)을 출동시켜 잔해를 수거한 뒤 관련 기관에서 정밀분석 중이다.
앞서 지난 26일 북한은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 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짝과 오물짝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중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2016년에도 풍선에 오물을 실어 날려 보낸 적이 있다.
합참은 북한의 대남 전단 추정 물체를 살포한 것은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합참은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라며 “북한 행위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은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우리 국민의 안전대책을 강구할 것이며 유엔사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대남 전단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