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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온고지신] 손정의


선생께 이렇게 공개편지를 쓰게 될 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라인-야후 사태’가 궁금해서 요즘 귀사의 형편이 어떤가를 살펴봤지요. 걱정스런 내용들이 많더군요. 곧 상승기운 넘치는 낭보를 기대합니다. 

 

제가 선생을 알게 된 것은 참 오래 전입니다. 책을 통해서였지요. 당시 한국에 '손정의' 이름이 붙은 책이 20여 권이 나와 있었고, 나는 그 책들을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감동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지금은 120권이 넘었네요.

 

그 어린 소년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당당하고 지혜롭게 유학생활을 감당하는 모습은 실로 ‘장관’(壯觀)이었습니다. 


2년제 칼리지에서 버클리대학에 편입할때였지요. 영어능력 시험(placement test) 감독에게 “나는 지금까지 일본말만 했다. 저 친구들은 모두 영어권 출신들 아닌가. 영어사전을 달라. 시간도 두 배로 달라”고 말했지요. 감독은 받아들였고요. 정말 탄복했습니다.

 

개강하자마자 컴퓨터학과의 한 교수를 찾아가 영어-일어 자동번역기 개발을 의뢰하였지요. 용역비는 물론 외상이었습니다. 교수는 그 동양청년의 당돌하고 자신감 넘치는 제안에 말없이 싸인했습니다. 젊은이가 훗날 수퍼맨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방학 때 제품을 가지고 가서 마쓰시다 코닥 등 일본 유수의 전자회사들을 찾아다녔지요. 연타로 퇴짜를 맞았지만, 마침내 ‘일본 전자산업의 아버지’ 사사키 타다시가 청년의 빛나는 눈동자를 본 겁니다. 샤프전자는 청년에게 거금 1억 엔을 지불했습니다. 

 

청년은 그 돈으로 교수에게 용역비를 갚고 나머지로 오늘의 소프트뱅크의 모체가 된 ‘유니온 월드’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스무살 전후였지요.

 

 

선생의 인생은 이렇게 특별한 사건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젠가 빌 게이츠가 선생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만약 앵글로 색슨이라면, 나의 열 배 이상 더 큰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세계 갑부가 한 말입니다. 저처럼 자주 감동을 받았겠지요. 진심이었을 겁니다. 천재가 천재를 알아본 거지요. 

 

본론입니다. 선생의 이름 ‘정의’(正義) 참 맘에 듭니다. 일본에서도 ‘justice’를 뜻하겠지요. 최근 불거진 '라인-야후 사태'에 관하여, 그 이름에 걸맞는 결정을 하기 바랍니다. 그토록 매력적이었던 당신이 70이 되어 그렇게 한다면, 빌 게이츠보다 열 배의 수퍼리치가 되더라도 실패한 인생입니다. 손정의가 일본정부와 한패가 되어 벌이는 작태라면 말입니다.

 

2023년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5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지요. 2021년에도 유사사고가 있어서 정부의 행정지도를 받았고요. 관리가 안된 것은 당연히 네이버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그걸 빌미삼아 라인을 가지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함께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면, 혼자 해먹는 것 이상으로 커지지 않을까요? 반드시 재고하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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