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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道 통상정책 변경은 시대착오적 발상…수출 전략은 있나?

道, 중소기업 수출지원‧정착 돕는 온라인해외마케팅 지원 중단
지난해 9억 편성, 올해는 ‘0원’…한순간 사라진 中企 ‘마중물’
道, 中 소비시장 ‘이커머스→라이브커머스’ 재편 흐름도 몰라
中企 ‘정보=경쟁력’…“지방정부 역할 중요, 정책 다양화해야”

 

전국의 수출기업 34.3%가 위치한 경기도의 ‘통상(通商)정책’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도는 100조 원 이상 투자유치를 목표로 공격적인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도내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 지원정책은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도의 통상정책은 ‘엉망이 됐다’는 푸념까지 나온다. 경기신문은 투자유치 그늘에 가려진 도의 통상정책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道, 中企 수출 지원은 말로만?…퇴보하는 ‘통상정책’
②道, 시대착오적 발상 이어 수출 트렌드 감지도 느려

<계속>

 

경기도의 통상정책 추진방식 변경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수출 활로 개척을 위해 더 다양한 정책을 내놓지 못할망정 ‘조삼모사’보다 못한 정책결정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도의 통상정책이 공기관 대행에서 시‧군 보조 사업으로 전환된 것은 100조 원 이상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도의 정책 목표와 맞닿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소기업에 대한 통상정책은 도 투자통상과가 담당하고 있다. 해당 부서는 통상 외에도 투자유치 활성화, 첨단기업 투자유치, 외국 투자기업 사후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재임기간 도에 100조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투자와 통상을 담당하는 부서로서는 도지사의 관심 사안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투자유치에 관심을 더 쏟다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통상업무에 소홀해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소비재 생산이 주력인 도내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마케팅 공격적 투자…道, 해외마케팅 예산 전액 삭감

 

도의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해외 소비시장 트렌드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도 무뎌지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내 소비재 시장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서서히 잠식해 가고 있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도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자 생존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도 좋은 품질을 인정받아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이에 도는 온라인해외마케팅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도왔다.

 

도는 도내 중소기업이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제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컨설팅, 등록비용 등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에 수출하는 도내 중소기업은 1만 888곳이다.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사용자는 약 8억 5000만 명으로 지난해 중국 온라인 소매 판매액은 전년대비 8.4% 성장한 13조 위안(2400조여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도는 올해 온라인해외마케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지난해 9억 원을 편성해 지원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 정책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한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국은 국내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데 반해 도는 있는 지원을 없애는 시대착오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껏 도의 온라인해외마케팅 지원은 수출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면서 “올해부터 사업이 중단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답답해했다.

 

다른 수업 중소기업 관계자 역시 “세계 소비시장은 급격하게 이커머스로 전환됐고 시장의 트렌드를 빨리 인식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라며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앞으로 해외마케팅 지원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道, 해외 소비시장 트렌드 못 읽어…“수출 전략 있는지 의구심”

 

여기에 도는 최근 중국 이커머스 시장이 온라인 쇼핑몰 등 전통적 플랫폼에서 강력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도 읽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라이브커머스 방식은 중국 기업이 보유한 콰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제품을 우선 등록한 뒤 왕홍(인플루언서)을 통해 판매돼 개인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도내 중소기업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이해, 기초 컨설팅, 등록비 지원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미 강원, 전북 등은 해당 사업에 대해 지원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도는 수출 지원은 기업간거래(B2B)가 원칙이라며 중국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기업간개인(B2C)으로 인식하고 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판매자가 개인(왕홍)이라는 이유로 B2C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이 보유한 플랫폼에 제품이 등록되는 만큼 B2B가 옳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또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도내 중소기업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수출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해외 소비시장 트렌드를 빨리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지원 정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특성상 해외 소비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정부가 나서 관련 정보를 빨리 파악해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올해부터 바뀐 도의 통상정책을 보면 중소기업의 수출을 늘리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보다 나은 정책으로 중소기업을 북돋지는 못할망정 중소기업에게 등을 돌렸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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