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인이 된 A씨(19)는 친구들과 놀러 다닐 생각으로 가득하다. 최근에는 연극에 푹 빠져 주말마다 서울을 찾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왕복 3시간 정도라 가깝고,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저번에는 인천에서 관람하고 싶어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공연 기간이 하루 이틀 정도로 짧았고, 무엇보다 흥미를 끄는 작품도 없었다. 오늘도 그는 서울행을 결심했다.
A씨는 “인천에서 영화 관람 빼고는 문화생활을 한 적은 없다”며 “친구들과 함께면 아무래도 서울로 가게 된다. 공연을 보고 난 뒤, 무엇을 하고 놀지도 중요한데 모든 게 해결돼서 좋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시행됐다. 시비도 투입하는데 인천 문화예술인에게 간접 지원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이처럼 인천보다는 서울로 발길을 옮기고 있어서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들의 문화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고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해 문화예술시장을 확대하고자 마련됐다.
인천시는 지난 19일 기준 청년문화예술패스를 6666명이 신청, 잔여 인원은 2555명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05년생인 19세 청년에게 1인당 15만 원(국비 10만 원·시비 5만 원)의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시는 약 4억 6000만 원의 사업비를 세웠다. 벌써 발급률이 72%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문제는 인천의 문화예술계를 키우는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체부가 지난 4월 첫째 주 기준 청년 문화예술패스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은 공연을 공개했는데, 뮤지컬·연극·전시 모두 서울에서 열린 거였기 때문이다.
문화예술활동현황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7개 시도 문화예술 활동 현황은 전국 4만 53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인천은 3.3%인 1349건에 그쳤으나, 서울은 1만 5377건(37%)으로 유일한 다섯자릿수를 기록했다.
공연예술 분야를 보면 인천은 활동건수와 공연횟수가 각각 704건, 1557회로 평균 2회 공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활동건수가 8678건, 공연횟수는 6만 6024회다.
문화예술 시장의 출발점부터 다른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사업 설명했을 당시 다른 시도에서 청년들의 문화예술 향유는 가능하겠지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공연·예술을 지원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우려가 나오긴 했었다”며 “인천은 그나마 지역에서 소비 가능하나, 서울로 갈 가능성이 높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공연 작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작품을 선보여 인천에서 소비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