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관계자 3명이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노동당국에 입건됐다.
노동당국은 경찰 조사와 별개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아리셀의 불법파견 논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민길수 고용노동부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고용노동청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공장 관계자 3명을 입건했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동당국에 입건된 3명은 전날 경찰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한 인물이기도 하다. 경찰에 입건된 인물은 박관순 대표 등 아리셀 공장 관계자 3명, 인력 파견업체 관계자 2명 등 5명이다.
노동당국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이들이 안전 보건 관리체계를 갖추고 사고 예방에 노력했는지 등을 중심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동당국은 아리셀의 불법파견 논란에 대해서도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전날 아리셀 박 대표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불법파견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 고용형태는 ‘파견’이지만 이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린 것은 인력을 공급한 업체 메이셀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파견법은 원칙적으로 32개 업종만 파견근로를 허용하며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는 파견법이 명시적으로 규정한 파견이 금지된 업종이다.
그런데 이번에 희생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담당했던 군용 일차전지 검수, 포장 업무 등은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업무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불법파견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내린 것은 인력공급업체라고 밝힌 아리셀 측이 파견이 아닌 하도급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노동당국은 지금까지 두 업체 간 도급계약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고, 구두로 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민 본부장은 “아리셀 대표가 전날 대국민 사과 과정에서 적법한 도급계약이었다고 주장했다”면서도 “당국은 실제 공정, 인사관리 등 실질적 고용과 노동 형태까지 철저하게 확인해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한국 국적 김모(52) 씨,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이모(46) 씨, 한국 국적으로 실종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시신이 수습된 김모(47) 씨 등 3명이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DNA 일치 작업을 하고 있으며 파악되는 대로 알릴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