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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사랑이 가져온 고독…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맞은 ‘프랑켄슈타인’… 2017년엔 대극장 창작 뮤지컬 최초 일본 라이선스 수출
생명 창조로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에 대해 얘기
8월 25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북극으로 가고 싶어. 북극에선 내가 사람인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대사 중 일부.

 

어릴 적 흑사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그 트라우마로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 일에 집착한다. 사촌 줄리아의 강아지를 전기 충격으로 살려내고 의학을 연마해 시체들로 연구를 진행한다.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당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뮤지컬 ‘벤허’등을 제작한 연출 왕용범, 작곡가 이성준이 만든 작품으로, 2014년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총 9개 부문을 수상했다. 2017년 대극장 창작 뮤지컬 최초로 일본 라이선스 수출을 이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에 대해 얘기한다.

 

전쟁 중 프랑켄슈타인을 만난 동료 군인 앙리 뒤프레는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려야 하는 것’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의 신념에 감화된다. 그는 신체접합술의 귀재였던 앙리 뒤프레와 전쟁에서 죽지 않는 군인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죽은 병사들로 생명을 창조하려 한다.

 

죽은 사람의 뇌를 구하려다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된 프랑켄슈타인을 구하려 앙리 뒤프레는 죄를 뒤집어쓰고 죽게 된다. 동료를 잃은 프랑켄슈타인은 그의 머리와 몸을 이용해 마지막 실험에 나서고 결국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괴물이 탄생한다.

 

극은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게 된 전반부와 괴물이 창조주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인 후반부로 나뉜다. 생명 창조에 집착하는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절망하며 자책하지만 주위의 만류에도 시체를 찾고 연구를 계속한다. 괴물은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원망하며 그의 욕망과 집념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괴물을 탄생시키고 주위 사람들을 죽게 한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괴물이 가고 싶어 하던 곳인 북극에서 처절한 고독을 맞게 된다. 사람을 끔찍이도 저주한 괴물이 자신의 존재마저 잊고 싶어 한 북극은 인간의 욕심을 되돌아보는 곳이 된다.

 

 

철학적인 주제에 맞게 무대는 어둡고 음산하다. 프랑켄슈타인이 실험을 진행한 연구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2층 무대로 꾸며지며 거대한 기계 장치들과 전선이 실감나게 재현된다. 불타버린 성과 전쟁터, 어두운 풀숲, 왁자지껄한 상점, 괴물이 지내온 격투장이 둘의 서사를 극적으로 만든다.

 

실험관 안에서 춤을 추는 병사들, 격투장에서 격투를 벌이는 선수들의 안무가 신비로우며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어두운 조명과 웅장한 음악이 한 층 더 비극을 강화하며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나는 왜’,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절망’ 등의 넘버가 웅장하다.

 

왕용범 연출은 “‘프랑켄슈타인’은 원작과 다른 시간대를 썼기에 당시 생명 과학에 대한 논문을 많이 읽었다”며 “관객들이 볼 때 좀 더 있을법한 사건으로 보여 지길 원해 시간대도 생명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던 때,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전쟁 전후를 풀어냈다”고 밝혔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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