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월)

  • 흐림동두천 24.7℃
  • 흐림강릉 32.7℃
  • 서울 26.7℃
  • 흐림대전 31.1℃
  • 구름많음대구 33.5℃
  • 구름많음울산 32.3℃
  • 구름많음광주 31.0℃
  • 구름많음부산 29.6℃
  • 흐림고창 31.5℃
  • 구름많음제주 32.5℃
  • 흐림강화 25.3℃
  • 흐림보은 30.5℃
  • 구름많음금산 31.3℃
  • 구름많음강진군 31.6℃
  • 구름많음경주시 33.3℃
  • 구름많음거제 28.4℃
기상청 제공

일상 속 재난에 대하여…전시 ‘MAY DAY MAY DAY MAY DAY’

리슨투더시티, 봄로야, 송성진, 송수민 등 8명 작가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 작품
"소외된 자들에 대해 외면하는 시선과 차별을 재난으로 명명"
9월 8일까지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 보내는 구조신호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는 오늘날 생사의 기로에서 마지막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절박한 외침이다. 마찬가지로 난민과 이주민, 장애, 여성,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소수자들 역시 사회에서 소외된 채 차별과 억압 속에서 끊임없이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보내는 구조신호를 통해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본다.

 

전시공간 미학관이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전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미학관이 수원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하는 전시다. 기획자 이슬비가 ‘일상의 재난’을 주제로 리슨투더시티, 봄로야, 송성진 등 8명 작가들의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 작품들 전시한다. 소외된 이웃들을 조명해 사회의 인식을 촉구한다.

 

리슨투더시티는 ‘재난 이후’, ‘망각의 도시’를 통해 재난 이후를 보여준다. 20분 길이의 영상에선 2017년 포항 지진 등 재난을 겪은 장애인들과 노인들의 인터뷰 영상이 흘러나온다. 공통재인 도시가 자본에 의해 소수에 점유된 이후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과 연대한다.

 

 

봄로야는 ‘유연한 손’, ‘유연한 발’, ‘어디든, 우연히1’, ‘연결통로 가이드의 하루’를 통해 사적 경험을 사회적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HD 단채널 비디오 작품인 ‘연결통로 가이드의 하루’에는 세 명의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출연해 하루 동안의 일들이 소통을 통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린다.

 

송성진은 ‘1평 조차’, ‘자세들-매달리기’, ‘조화(弔花,造花,調和) 바이러스’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도시개발과 이주, 난민, 환경오염으로 변화되는 상황을 짚어냈다. 송수민은 ‘하얀 조각’, ‘하얀 덩어리’등을 통해 상반된 이미지의 조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으며, 정여름은 ‘그라이아이:주둔하는 신’, ‘지하은행’등을 통해 장소에 대한 기억을 풀어놓는다.

 

 

특히 정혜정은 ‘멍게-되기’, ‘스크린’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유기물과 무기물에 관해 탐구한다. ‘멍게 되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꽃으로 형상화해 그 모습을 재현해놓고 천장서부터 내려오는 거대한 천으로 둘러싸 재난 상황에 대해 체감하도록 한다.

 

이외에도 치명타는 ‘종이 아래’, ‘79.5%’, ‘1,560,000원’ 등의 회화들을 통해 노인과 소녀, 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과 상황들을 그린다. ‘스틸, 강정’, ‘고스트 리허설’ 등의 영상을 남긴 흑표범 작가는 관찰자 입장을 견지하며 재난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침묵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남긴다.

 

 

11일 111CM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획자 이슬비는 “이번 전시는 질병이나 참사같이 인재나 자연 재해 같은 비극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걸 외면하는 시선, 혹은 차별에 대해 재난으로 말하고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처음에 111CM이 전시를 하기에는 마땅한 공간이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지만, 유휴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발했다는 점을 주안점으로 두고 막상 작품들을 설치하니 시간대에 따라 작품의 체감이 달라져 관람하는 것이 조금 더 다양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에 구조신호를 보내며 소외된 이웃들과 공동체에 되돌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9월 8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