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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구무언' 메이플, 신뢰회복 시작은 '진솔한 소통'

입은 있으되 말은 없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의 최근 행보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갓겜'으로 칭송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던 메이플의 행보가 불안하기 그지없다. 최근에 단행된 게임 내 중요한 변화들은 그 의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이용자를 향한 양해는 없이 통보로만 이뤄진다는 느낌이다. 과거 메이플 스스로가 약속했던 소통 공약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메이플은 지난 6월 8일 여름 쇼케이스 '마일스톤'을 진행했다. 올 여름 시즌 동안의 게임 개발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영웅 직업군 '아란·은월' 리마스터를 시작으로 여러 신규 콘텐츠가 공개됐다. 

 

문제는 1차 대규모 업데이트인 아란·은월 리마스터부터 생겼다. 쇼케이스가 끝난 뒤 테스트 서버에서 리마스터 상세 내용이 공개됐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리마스터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5년 이상 된 캐릭터의 정체성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콘셉트 리마스터가 진행됐을 뿐 아니라 불합리한 딜 구조를 개선한다는 설명과는 달리 오히려 딜구조의 불합리함이 추가된 채 출시됐다는 평이다. 게다가 전보다 딜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캐릭터 성능마저 낮아졌다.

 

아란과 은월 유저들은 물론 리마스터 캐릭터를 주로 플레이하지 않는 이용자마저도 강한 반발을 보이며 논란이 됐다. 아란과 은월 유저들은 개선안을 작성해 메이플에 제출하며 문제점이 해소돼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10일간 의견 수렴 및 테스트 기간을 거쳐 라이브 서버에 출시된 리마스터 아란·은월은 최초 공개 당시와 거의 같았고 이용자들의 요청은 수용되지 않았다. 

 

 

더 문제가 되는 지점은 리마스터 상세 내용이 공개되기 전, 공개된 후, 실제 라이브 서버에 적용된 후에까지 리마스터 관련 자세한 설명이나 개발 의도 및 방향(개발자 코멘트) 등이 일체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리마스터 이후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도 리마스터 관련한 설명과 언급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메이플이 약속했던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21년 메이플의 확률 조작 논란이 발생하며 '환불(환생의불꽃) 사태'가 일어났을 때 메이플은 주요한 패치 항목마다 개발자 코멘트를 넣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인 게임 방향성 공유를 위해 1년마다 간담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모험가 리마스터 당시 김창섭 디렉터는 "유저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업데이트를 하겠다.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은 패치하지 않겠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 캐릭터의 플레이 경험이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밸런스적인 이유로 기존의 플레이 경험을 나쁘게 하는 패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선술했던 내용 중 현재의 메이플에서 지켜지고 있는 항목은 하나도 없다. 

 

이에 대한 결과로 당연히 현재 메이플 유저들의 민심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많은 이용자들이 현 운영 방식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이용자들은 향후에 있을 메이플 패치를 두려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메이플의 선택적 소통에 유저들의 실망만이 남았다. 

 

지난 3월 메이플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뒤 새로운 난관을 맞았다. '확률 조작 게임'이라는 오명이 붙었고, 이에 실망한 이용자들이 대거 게임을 떠났다. 

 

현재 메이플은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게임의 정상화'를 위해 달리고 있다. 실제로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삭제하고 인게임 재화로 대체했으며, 게임 편의성 향상을 위한 다수의 패치를 시행하고 있다. 유저들이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장치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또 패스 및 치장형 아이템 등 큐브를 대체할 만한 새롭고 다양한 BM을 시도하고 있다. 

 

정상화를 향한 메이플의 새로운 도전은 분명 박수받을 만 하지만 이같은 모든 시도의 출발에는 이용자들과의 진정한 소통이 자리 잡아야 한다.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이용자에게 '소통이 되는 게임'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통이 없는 곳엔 이용자도 없다. 이용자와의 긴밀한 소통이 전제된 뒤에야 이후 게임의 흥행을 논할 수 있다. 

 

메이플은 과거 적극적인 소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반등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1년 환불 논란이 일며 위기를 맞았지만 라이브방송·유저 간담회·커뮤니티 신설 등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용자를 다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메이플에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온 지금, 해결책의 실마리를 소통에서 찾아야 한다. 신뢰 회복의 시작은 '진솔한 소통'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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