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검·경대전'으로 불리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용인시 갑 지역구(처인구)에서 경찰대 5기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2.2%를 획득, '용산의 아들'로 불렸던 검찰출신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를 6.4%p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으로 다가섰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의원 생활 두 달, 초선 이상식은 어떤 생각으로 여의도를 오갈까,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초선으로서의 다짐과 정치에 임하는 자세는.
모든 초선 국회의원의 각오는 비장하고 숭고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각오가 향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바라보는 방향은 바로 ‘처인구’, ‘포용과 통합’, ‘약자를 향한 정치’다.
주권자인 처인구 주민의 명령에 따라 일해 처인의 자부심을 드높이겠다.
제 진정성을 알아주신 주권자께서 부여한 권한을 공적인 기준에 의해 사용하겠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처인의 발전을 위해 제가 가진 능력과 열정을 다 바쳐 최선을 다하겠다.
증오와 대립의 정치를 끝내고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끌어안는 정치인이 되겠다. 자신을 해하며 궁지에 몰아넣은 정적들을 다 용서하고, 대척점에 섰던 사람들을 기용해 사실상 통합정부를 구성한 전 김대중 대통령이 제 모델이다. 서로 같지 않음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다름을 인정하는 동시에 머리를 맞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약속드리겠다.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향하는 따뜻한 국회의원이 되겠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바로 약자의 편에 서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 약자 출신이다. 같은 약자를 저버릴 수 없다. 먼저 일어선 본인이, 약자도 우뚝 일어설 수 있도록 항상 옆에서 버팀목이 되겠다.
- 앞으로 목표는.
아래 질문이 지역 관련 질문이 이번 질문만큼은 국회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개인적인 정치철학과 관련된 입법활동으로는 ▲장애인기본법 및 관계 법령을 보강해 지자체가 발달장애인 부모·가족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겠다. ▲육사 이전을 통한 국토균형발전을 꾀하겠다. ▲공정하고 상식적인 공무원의 직급·보수체계 현실화를 이룩할 것이다. ▲'국립묘지법' 개정을 통해 평시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께서도 혜택을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
당과 관련된 활동은 무도한 검찰독재를 심판해 국민의 권리를 신장하는 것이다. 비대해진 검찰권력에 일격을 가하는 방법으로는 제21대 국회 임기 막바지까지 문턱을 넘지 못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통과가 되겠다. 제21대 국회가 종료되며 지금은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지만, 언젠가 곧 다시 부상할 문제로 사료된다. 여야의 계속된 마찰로 제22대 국회가 예년보다 늦게 제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저같이 새로이 국회에 등원하는 의원들도 많아, 아직 업무 파악을 하고 있는 의원실도 많다. 조만간 국회가 정상화되면 검찰조직을 수술대에 다시 올려야 할 것이다.
- 처인구 최대 현안인 반도체 도시 비전은.
이동·남사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그리고 백암·원삼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할 예정이다. 정해졌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란 기둥이 우뚝 잘 세워질 수 있도록 반석을 놓아야 한다. 바로 '반도체산업 지원 2법'이다.
제가 7월 1일 대표발의한 반도체산업 지원 2법은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업이 더 과감한 기술적·자본·인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개정안이다. 세금 감면 제한 장벽을 낮추고, 보조금 지원 비율을 상향시켰다.
반도체산업 지원 2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에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포함된 반도체산업 사업자가 산업기반을 설치·운영하는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가 비용의 70%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국회가 국가첨단전략산업·기술을 파악·지원·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번 개정으로 산업부가 ‘전략산업 등의 육성·보호 기본계획 수립’, ‘해당 연도 실행 계획의 수립’, ‘전년도 전략기술 유출 현황 및 조치결과’ 등에 대해 지체없이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이번 개정을 통해 토지 및 건축물도 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현행은 통합 투자 세액공제 대상에 현행은 기계장치 등 일부 자산으로 범위가 제한돼 있다. ▲사업화시설의 세액공제 비율을 기존 4%에서 10%로 상향했다. 더 나아가 세액공제에 해당되지 않던 연구개발장비와 토지 및 건축물도 1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일몰 예정인 세액공제 기한도 2024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함으로써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항을 담았다.
반도체산업단지에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수십~수백이 입주할 텐데, 이번 개정안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자본흐름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과감한 기술적·자본적·인적 투자를 유치할 것이다. 자본적·인적 투자의 폭이 커지면, 거기서 발생하는 수요에 맞는 임대·교육·의료 등 배후사업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용인 반도체산단과 배후지에 투자될 규모를 최대한 키울 수 있게 해, 처인구가 대한민국 반도체 심장부를 넘어 세계 반도체 심장부로 거듭날 수 있는 반석을 깔았다고 보면 될 거다.
‘일하러, 배우러, 즐기러 떠나지 않아도 되는 최고소득도시 처인을 만들겠다’가 제가 선거활동 당시의 캐치프레이즈였다. 이 문구가 단지 선전 구호로 끝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 1번지로 거듭나게 하겠다.
- 처인 역사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제가 비록 출신은 영남이지만 처인 지역 역사에 무지막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수입 소도 국내에 들여와 6개월간 사육하면 국내산 육우가 된다. 저는 처인구민이 된 지 오래죠. 자신의 고장을 진흥시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저는 처인구 이름의 유래인 처인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처인성이라면 승장 김윤후 장군이 각궁을 쏘아 몽골군 살례탑 장군을 사살해 몽골군을 몰아낸 ‘처인성 전투’를 빼놓을 수가 없다. 처인성 전투를 기념하고, 건전한 여가선용과 명랑한 기풍을 진작하고자 용인지역에 궁도 국민체육종목운동 대회가 필요해 보인다.
때마침 '처인성 전투 승리 기념 김윤후 승장기 활쏘기 대회'를 기획 중에 있는 단체가 있는데, 이 대회에 주의를 기울이고 지원할 계획이다. 시·도·전국 단위 전통 각궁 활쏘기 대회 개최해 처인성과 용인 처인구의 이름을 드높이면 이만큼 지역을 선양할 수 있는 길이 없을 것이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