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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se] 평화의 축제 

 

2024 파리 올림픽의 역사가 흘러가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인류의 진일보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것이 올림픽 정신의 근간이다. 그러나 야누스처럼 인류의 또 다른 얼굴인 전쟁의 역사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망하여 다시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거나 친구와 가족을 잃은 상처를 안고 출전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올림픽의 정신을 위배하였다는 사유로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해야 한다는 명목하에 일부 선수들은 개인 중립 선수로 경쟁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국가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안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에게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차갑게 응수하기도 하였다.

 

경기에서 ‘승부’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올림픽만 바라보며 오랜 시간 기량을 닦아온 선수들은 흡사 ‘전투사’처럼 결사의 투혼과 집념으로 치열하고 냉혹한 경쟁을 뚫고 승패를 가름 짓는다. 마치 전장(戰場)의 모습과 유사하다. 환호성과 탄식,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는 선수들과 패배의 쓰라림으로 눈물을 흘리며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이 교차된다. 승부는 미묘한 차이로도 결정되기도 하지만 메달의 색깔에 따른 결과의 격차는 매우 크다.

 

그러나 경쟁 안에서도 올림픽이 평화의 상징인 이유는 인류에게 반드시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빅토리 셀피'라는 순서가 신설되어 후원사인 한국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운영했다. 이 빅토리 셀피를 아주 특별하게 만든 화제의 순간이 포착됐다. 바로 남북 선수가 행복한 모습으로 함께 ‘한국산’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진풍경이 그것이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평화의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역사적 셀피'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남북 관계의 오랜 경색으로 대화는 단절되었고 냉랭한 긴장감만 감돌고 있다. 그 날의 올림픽 현장에서 환하게 웃음 짓는 선수들의 모습은  현실을 넘어서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인 ‘완전히 개방된 대회’ 답게 다양한 참가자들을 향한 포용성도 돋보였다. 올해 최다 멤버로 구성된 난민팀도 ‘하트 모양’의 국기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첫 메달을 염원하며 자리를 빛냈다. 브레이크 댄스 여자 부분에 참여하는 21세의 난민 선수는 “내가 올림픽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난민과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아이들에게 보내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당당히 인터뷰하기도 했다. 투병을 딛고 프랑스 국민 샹송 ‘사랑의 찬가’를 통해 완벽한 개막식 무대를 선보인 셀린 디온의 축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형상화한 명장면이었다. 고난은 가끔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항상 품고 살아야 하는 소중한 것들을 상기시키기 마련이다. 올림픽을 통해 다시금 인류에게 전해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들을 통해 희망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기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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