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한국독립기념관장이 된 김형석은 지난해 12월 이렇게 말하였다. “1948년 8월 15일에 정부를 세우게 되는 거예요. 거기에서 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겁니다." 한국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그는 이런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국되었고,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왜곡하는 것이 뉴라이트 역사관이다.
뉴라이트는 ‘반일종족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반일종족주의는 “친일은 악이고 반일은 선이며 이웃 나라 중 일본만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반일종족주의를 고발한다”(이영훈외, 『반일종족주의』, 2019)라고 한다. 일본의 식민지배 35년간 한국인을 억압, 착취, 수탈, 학대하였다고 하는 일반적 통념을 거부하면서 뉴라이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숭배한다. 이승만학당(이사장 이영훈)이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철학, 독립운동, 건국업적을 올바로 인식하고...전파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고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자.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이승만 의장은 “이 국회에서 건설되는 정부는 즉, 기미년(己未年)에 서울에서 수립된 민국임시정부의 계승이니 이날이 29년만의 민국의 부활일임을 우리는 이에 공포하며 민국년호(民國年號)는 기미년에서 기산할 것이요” 라고 하였다. 1948년 7월 17일 선포된 제헌헌법 전문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고 명시하였다. 1948년 9월 1일 발행된 대한민국 관보(1호)에도 헌법전문을 게재하며,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표기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1919년 임시정부를 계승하여 세워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승만 대통령은 1952년 1월, "한일간 평화유지를 위해"라는 명목으로 평화선의 설정을 선포하고 울릉도와 독도를 평화선 안에 포함시켰다. 평화선은 당시 국제법상 영해의 기준 3해리(5.56km)를 넘어서는 60해리(111.1km)로 하였다. 이것은 당시 통용되던 국제법에 부합되지 않지만 대통령은 이를 강행하였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승만은 미국에게 "일본군이 한반도를 밟는다면 한반도가 공산화되는 한이 있더라도 일본군과 먼저 싸울 것"이라고 선언하여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용인하지 않았다. 그러면 이승만은 반일종족주의자에 해당하는가?
영화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이 이승만 대통령의 노선을 외면하고 1948년에 고착시키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것은 상해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고 반일주의자로 일관한 이승만을 두번 죽이는 것이 아닌가? 이승만학당은 더 이상 거짓을 진실로 참칭하지 말고 명리(名利)에 현혹되지 말라. 그리고 뉴라이트는 더 이상 나라의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친일의 궤도에서 물러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