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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희의 향기로운 술 이야기]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보양주

 

2024년 여름은 무더위로 지루한 긴 여름이었다고 기억할 것 같다. 지친 몸을 보충하기 위해 대부분 사람들이 보양식을 많이 생각한다. 복날에 먹는 ‘삼계탕’이 대표적일 것 같다. 누군가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몸이 기억하는 습관일까? 많은 사람들이 복날에 유명한 삼계탕집에서 긴 줄서기를 하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의 술에도 이런 재료들을 이용해 술빚기가 가능할까의 호기심에 우연히 여러책에 등장하는 술을 보게 되었다.

 

‘동의보감’ ‘임원경제지’‘김두종본양생서(金斗鍾本養生書)’등에 기록되어 있는 술 중 ‘녹두주(鹿頭酒)’가 있다. 처음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을 부쳐먹는 녹두가 들어간 술인가 생각했었는데 만드는 법을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술을 빚을 때 쌀, 누룩, 물이 들어가는데 물 대신 사슴의 머리를 푹 끓인 물이 들어간다. 어떻게 이런 재료로 술을 빚을 수 있을까? 특히, 술에 파나 전초를 넣어 함께 빚으면 허하고 소갈(당뇨병)이 있고 밤에 귀신 같은 것이 헛보이는 데 약효가 있고, 정기(精氣)를 돋운다는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다른 기록에 호골주(虎骨酒)는 호랑이의 앞 정강이뼈를 구워 빻아서 누룩, 쌀 등과 버무려 발효시켜 마셨고, 이것만이 아니라 새끼양을 잡아 고은 물로 빚은 ‘고아주’와 고라니뼈를 삶은 즙을 넣어 빚은 ‘미골주(麋骨酒)’ 등 동물의 뼈나 고기를 이용해 술을 빚어 허한 몸을 다스리는데 쓰였다고 기록에 나와 있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동안은 식물성 재료만 가지고 술을 빚는다는 상식을 깨면서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재미난 탐구의 시간이었다. 첫 번째 나의 재료는 돼지뼈를 끓인 물을 이용한 술이었다. 술 이름은 ‘저골주’ 뽀얀 국물이 나올 때 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번거로움 보다는 과연 책에 나온데로 발효가 잘 될까 하는 궁금증과 걱정이 먼저 앞선 실험이었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그 누구도 완성된 술을 맛보고 동물의뼈를 고아 만든 술이라는 생각을 못할 정도로 일반적으로 빚은 술과 차이는 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신기한 경험이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닌 다른재료의 가능성도 보고 싶어 우리가 흔하게 이야기 할 때 육,해,공이라고 하는재료를 사용해 술을 완성했다.

 

두 번째 재료는 소고기를 삶아 고기와 물을 함께 넣고 빚은 ‘우육주’는 ‘무술주’를 참고로 했다. 활인심방(活人心方)’에 소개 된 무술주는 ‘원기를 보하고 양기를 돋우는 보신주’라고 적고 있다. 찹쌀 세 말을 찌고 복날에 개를 고아 묵처럼 만든 뒤 이를 섞어 만든다고 제조법까지 기록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소개되는데 ‘술이 되면 빈속에 한 잔씩 먹는데 원기를 보한다’ ‘노인이 마시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양주방’ 등도 무술주를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 재료는 닭과 황기, 마늘, 녹두를 넣고 삼계탕을 끓여 찹쌀 고두밥을 넣고 술을 빚었는데 냄새에 닭 특유의 냄새를 잡는데 실패를 했지만 술은 잘 발효되었다.

 

제일 반응이 좋았던 네 번째 재료는 다음 시간에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동물성 재료로도 술은 빚을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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