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도시, 용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생태학교를 무기로 생태 도시, 용인 건설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반도체 도시가 ‘친인간적 미래지향 도시설계’라면 생태 도시는 ‘친자연적 꿈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두 그림은 어쩌면 지극히 잘 어울리는 '미래 용인'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이상일표 생태학교는 힘들지만 가야만 하는 개척정신의 표상이다. 여기에 용인시청 담당 공직자들과 일선 교사들이 영혼까지 갈아 넣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소문은 사실에 근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구를 생각하는 생태학교 육성 시범사업’ 이상일 시장의 주요 공약
용인특례시는 2022년 10월 ‘환경교육도시’로 선정돼 시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시와 이 시장이 추진하는 ‘지구를 생각하는 생태학교 육성 시범사업’은 환경교육도시의 대표 사업이다.
기후위기와 환경재난 시대에 환경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 중 하나인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획일화되고 전문성이 사라진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또 이 시장이 시민들에게 약속한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에 필요한 맑고 푸른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에 꼭 필요한 교육사업이라고 덧붙인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꿈, 학습, 창조의 희망교육‘에 필요한 ’미래에 투자하는 창조교육‘도 약속했다”며 “지구를 생각하는 생태학교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학교 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학생들이 배우기 때문에 환경재난인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미래에 투자하는 창조교육인 셈”이라고 강조한다.
역량있는 환경교육사가 1년 동안 생태학교의 수업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태전환교육*의 씨를 뿌리고 3년간 선순환적으로 성과를 확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지구를 생각하는 생태학교‘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슬로건처럼 생태학교를 거점으로 지역의 생태적 변화를 선도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용인특례시를 친환경 생태도시로 변모하는데 추동력이 될 것으로 시는 확신한다.
생태전환교육은 기후변화와 환경재난 등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모든 분야와 수준에서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교육을 말한다.
전국 최초로 환경교육 전문인력을 학교에 배치
생태학교시범사업은 다른 시·도의 학교환경교육사업과 협력, 전문성, 지역기반이라는 세가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에 시작한 생태학교 시범학교는 3개 학교를 선정해 환경교육 전문 인력인 ‘환경교육사’를 배치했다. 학교 별로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이 있지만, 환경교육을 전담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계속됐다. 파견된 환경교육사는 각 학교의 환경교육을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학교별 생태전환교육의 세부 계획을 수립, 1년 동안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교육사는 국어, 수학, 도덕, 영어 등 여러 교과 수업시간에 과목과 관련된 주제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차함수를 배우는 수학 시간에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조사 자료를 근거로 그래프를 작성하거나, 영어로 여행 일정을 쓰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에 공정여행의 개념에 대해 배우고 일정을 작성하는 등 다양한 교과를 환경 교육과 연계해 자연스럽게 환경과 관련된 개념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교육과정 외에도 ▲학생 자치 활동 시간을 활용한 환경 실천 활동 협의하기 ▲환경동아리 활동 ▲캠페인 활동 ▲잔반 ZERO 행사 ▲인성 환경 캠프 ▲쓰레기 책임제도 ▲교원 및 학부모 환경연수 등 학교의 모든 요소에서 환경교육이 결합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교사는 환경교육사의 환경 수업 설계와 진행을 지켜보면서 어렵게만 생각했던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쉽게 환경 수업에 접근할 수 있다. 또 환경교육사의 환경 수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들은 환경에 대한 단편적이고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던 것에서 나아가 우리의 생태적 환경이며 삶의 터전으로서의 전 지구적 관점에서 환경을 이해하고, 환경의 다양한 영역과 주제, 우리의 삶이 다양한 부분과 연결되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와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태 전환 교육은 지역사회와 협력이 중요
이 시장은 “생태학교 시범사업은 학교, 지역교육청, 도 교육청, 지역환경교육센터, 인근 마을과 시가 협력해 각급 학교에 생태전환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생태 전환 교육은 삶의 방식을 생태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므로 유관 기관들이 다같이 협력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연대해야 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매년 시와 교육지원청, 시범학교 등 3자간 업무 협약식을 맺고 ▲생태학교 육성사업 지원 및 홍보 ▲학교별 맞춤형 생태교육 계획 수립 및 운영 ▲생태학교 육성사업 성과 평가 ▲생태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자문 ▲교사·학부모 환경교육 연수 ▲학교 내 환경 실천 행사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 협력을 견고히 하고 있다. 또 청주교육대학교와 공주대학교에서 시범학교와 긴밀한 소통과 환경교육사 역량 강화를 위한 자문 및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역과 협력 사례로 생태학교 2년 차인 흥덕중학교는 ‘용인愛 환경마을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흥덕마을 초록위원회와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환경교육, 환경실천에 적극 참여하는 마을과 학교가 함께해 학생들이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별 환경자원 모니터링, 환경현안 발굴, 문제 해결 등을 통해 학생과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 교육‧실천하는 지역 모델 마을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또, 2003년 9월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수지환경교육센터와 협업으로 초·중·고 교사 등 150여 명을 대상으로 ‘지구를 생각하는 생태교육 직무연수’를 진행했다. 연수에는 생태학교 사업 참여 학교인 능원초와 동백·흥덕중 교사, 그리고 환경교육사들이 강사로 참여해 학교 생태교육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환경교육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용인교육지원청, 초중고교 40개교의 교사들이 모여 용인환경교육 교사연구회를 발족했다. 이 연구회는 지역맞춤형 환경교육 수업방안 연구, 교육과정 연계 환경교육과 지속가능 발전 교육 등 교사 역량 강화 연수, 환경교육 수업 사례 나눔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비를 시가 후원하고 있다.
삶을 생태적으로 전환하려는 비전과 생태 소양 함양 등 4대 목표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22년 6월 개정돼 초·중등학교는 학교장의 책무로 학생을 대상으로 생태전환교육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근거가 마련됐지만 시행 초기로 시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시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번 생태학교 시범사업을 통해 생태전환교육의 모델돼 전국의 시·도로 확산하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시의 각오다. 사업의 양․질적 효과성 분석 또한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운영 가이드를 제작해 교육부․환경부의 정부 차원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제안할 계획도 있다.
이상일 시장은 “생태전환교육은 실천이 매우 중요한 교육”이라며 “학생들의 삶과 지역이 연결될 때 교육적 가치는 극대화되며 학생들의 실천을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해 매일매일 환경 교육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와함께 “용인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용인의 환경을 기반으로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용인에 있는 교사들이 만드신 교육 내용, 용인에 있는 시설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시민의 환경학습권을 보장하고 환경 소양과 역량을 갖추어 사회적 가치와 환경정의를 내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삶의 전반에 이같은 환경정의가 내재돼 모두의 삶이 생태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실천하는 시장, 이상일의 다짐을 믿어 보자.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