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근대화시기에 미국의 경제학자 로스토우(Walt Whitman Rostow)는 이렇게 말하였다. 경제발전단계는 전통적 사회에서 선행조건을 갖추고 난 후 도약(take-off) 단계를 거친다. 도약단계는 마치 비행기가 날아올라 비행하느냐 아니면 추락하느냐는 전환점이다. 날아오른 경제는 성숙단계를 거쳐 최종 고도의 대량소비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한국경제는 도약하여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여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그 후 2019년 ‘30-50클럽’의 회원국가가 되고, 2023년 기준 1인당 총국민소득(GNI)이 일본을 앞질렀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고 대량소비사회가 되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의 질은 어떠한가.
고도 경제성장으로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의 질은 그러하지 못하다. 소득의 격차가 심해지고 불평등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는 가파르게 진행되어 우리 사회는 매우 불안하다.
[세계불평등보고서](WID, 2022)를 보면, 2021년 소득집단별 상위 10%의 국민소득 점유율이 한국 46.5% 미국 45.5% 스웨덴 30.8%이다. 그러나 하위 50% 소득점유율은 미국 13.3% 한국 16.0% 스웨덴 23.8% 이다.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서유럽보다 크게 높고 미국 수준에 가깝다. 한국과 미국의 불평등은 심각하다. 자산의 불평등은 더욱 심하다. 자산보유에서 한국은 상위 1%가 25.4%, 상위 10%가 58.5%, 하위 50%가 5.6%의 자산을 갖는다. 자산이 많이 가질수록 소득불평등도는 더욱 가속화된다
향후 10년후 경제의 불평등 정도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인의 과반수는 ‘더 나빠질 것’ 이라고 응답하였다. 한국민은 불평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조돈문. [불평등 이데올로기], 2024년, 96쪽). 한국인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불만이지만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42.9%) 보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고 동시에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47.5%)이 더 많다(199쪽).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자면 평등가치와 함께 공정성 원칙이 엄격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한국인은 불공정을 인내하지 못하지만, 동시에 불평등에 관용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정치는 공정과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여야 한다. 평등가치에 부합되는 공정가치를 잘 구현해야 우리 사회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2016-7년의 촛불혁명은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를 희망하였던 국민들의 염원이었다. 촛불정부는 공정과 평등을 주창하였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하였다. 지금 정부는 자유를 강조하지만 공정과 평등에 대한 비전을 찾기 어렵다. 자유와 함께 공정과 평등이 보장되는 나라 그것은 우리가 이룩하여야 할 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