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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담근 장, 시간을 빚다…2024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 ‘기다림의 맛 시-간’

2024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원 전시
장의 역사와 유물들, 미디어아트와 예술작품 전시
내년 2월 23일까지 국립농업박물관

 

떡볶이, 불고기, 비빔밥은 세계에서 사랑받는 한국 음식이다. 이런 음식에는 오래 전부터 발전시키고 보존해온 우리의 ‘장(醬)문화’가 있다. 2013년 한국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처럼, 우리의 ‘장 문화’ 역시 12월 파라과이의 아순시온에서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등재를 바라고 있다.

 

‘장 문화’의 2024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등재를 바라며 장에 대한 역사와 전통성을 되짚어 보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농업박물관은 2024년 기획전으로 ‘기다림의 맛 시-간’을 열어 ‘장 문화’를 알린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발효 음식에 대해 알아보고 기록과 문헌을 통해 장문화에 담긴 기다림의 맛과 미래의 가치를 발견한다. 정성스레 담근 장이 기다림을 거쳐 발효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전시한다. 각종 기록과 유물들, 추사 김정희 간찰, 메주를 활용한 작품, 씨간장 장석 등이 전시된다.

 

 

전시는 1부 ‘장醬’의 과거를 보다, 2부 생명을 만들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로 진행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장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1부 ‘장醬’의 과거를 보다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발전시킨 장을 담그는 방법, 그에 관련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맑은 물에 소금을 넣고 콩을 발효시킨 메주를 넣는 방법은 고구려시대부터 전해져온 우리나라의 전통 제조법이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농업기술서인 제민요술에서는 고구려 지역에서 생산된 콩 생산의 역사를 알 수 있고, 조선시대 세종의 명에 따라 제작된 농서 농사직설에서 콩 재배 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고려 시대 사용됐던 죽찰에서는 장 사용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샘표에서 제작한 작품 ‘Ferment’도 전시돼 메주 틀을 이용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2부 생명을 만들다에서는 장을 만드는데 이용된 그릇인 옹기에 대해 전시한다. 서울, 경기도, 경상도, 강원도, 전라도 등 일조량에 따라 다른 옹기의 모양과 조선시대 왕실의 장을 보관하던 장고(醬庫)에 대해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 음식을 특히 엄격하게 관리했는데, 장맛이 변하면 나라에 변고가 생긴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굶주린 백성들에게 장을 하사한 기록이 나와 있고, 1485년 세조가 편찬한 ‘경국대전’에는 왕의 식사 및 식자재 공급 등의 일을 맡은 관청인 사옹원과 장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옹기에서 발효되는 장의 균을 예술로 형상화한 작품과 장을 담그는 과정을 미학적으로 그려낸 영상도 전시된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에서는 우리나라 장의 명인들의 장을 전시한다. 우리나라 장문화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해왔고, 장인들의 손맛이 담겨 고유의 장을 만들어왔다. 전남 담양의 진장 명인 기순도, 전북 순창의 순창고추장 명인 조종현, 경기 용인의 어육장 명인 권기옥 등 전국 명인의 장이 소개된다.

 

 

또 충북 청주의 된장 명인인 조정숙이 전시에 내놓은 씨간장 장석이 전시돼 옹기와 소금 결정들을 볼 수 있다. 장석은 간장이 증발하면서 소금 결정이 보석처럼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소금보다 나트륨이 적어 덜 짜고 감칠맛이 좋은 천연 조미료로 이용된다.

 

우리나라의 장문화를 알리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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