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중장년층이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채용시장 문이 매년 좁아지고 있다.
인천시는 50~60대 중장년층을 위해 공공일자리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내년이면 이마저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22일 시에 따르면 ‘중장년 경력형 일자리 지원사업’이 2025년부터 폐지된다.
이 사업은 시의 중장년 일자리 지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직업적 전문성이나 경력을 가진 중장년들에게 공공일자리부터 민간일자리까지 이어 지원해준다.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 중장년층의 호응도가 높은 사업이지만 내년 폐지가 결정돼 5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사업이 폐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도 국비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의 공모사업에서 시작돼 국비와 시비를 각각 50%씩 들여 추진해왔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내년부터 사업 자체를 시행하지 않기로 하며 결국 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여기에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형 일자리 확대 기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공공형인 중장년 경력형 일자리 지원사업은 폐지가 결정되기 전부터 국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 사업의 예산은 국·시비 각각 3억 원씩 모두 6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각각 2억 8100만 원씩 모두 5억 6300만 원에 불과했다.
지원자는 시와 군·구로 나눠 선정하는데, 예산 삭감에 따라 시는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12명으로 모집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더 큰 문제는 시가 이 사업 폐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 살고 있는 50~60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81만 2675명이었던 50~60대가 지난해에는 94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는 은퇴연령대에 진입한 50~60대가 1~2차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시는 중장년 경력형 일자리 지원사업이 내년 폐지돼도 또 다른 중장년층 공공일자리사업인 정년퇴직자 고용 연장 중소기업 지원사업과 중장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등은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퇴하는 중장년층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 발굴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경력형 일자리 지원을 시비만으로 이어가긴 어렵다”며 “아직 대안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해 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