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자살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줄기는커녕 늘었다. 인천시는 2025년 자살률을 20.9명으로 줄일 계획이었는데, 막막할 뿐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자살상담 건수는 약 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인천의 자살상담은 2021년 2만 8000건, 2022년 3만 7000건, 2023년 4만 3000건으로 매년 늘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10~30대 사망원인 1위로 꼽힐 정도다.
이에 시는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1차 중장기 자살예방종합계획(2021년~2025년)’을 세웠다.
매년 1명씩 줄여, 2025년에는 자살률 20.9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사회적 고립·경제난 심화 등 후유증 남기면서 벌어졌다. 2023년 인천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8.8명으로 전년(25.8명)보다 3명 늘었다.
여기에 10대 자살률이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다. 인천도 2019년에는 3.8명이었는데 2022년 9.2명으로 2.4배 증가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손에 남은 패는 몇 없다. 일단 예방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시는 10대·50대·1인 가구를 올해 집중관리대상으로 잡았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자살률 증가세를 보였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에 생애주기별 등 다양한 자살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10대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부터 자살예방교육이 의무화됐는데, 시는 초등학생 대상 자살예방교육 교재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를 실제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50대 포함 중장년층을 대상으로는 자살예방 온·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살고위험군을 발굴하고자 선별검사도 운영 중이다.
올해 시는 1인 가구 자살예방사업 ‘Alone? All one!’을 인천 전역으로 확대 운영한다.
이 사업은 2022년 인천자살예방센터 시범사업으로 시작,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동구·계양구로 확대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고위험군 선별검사, 심층 상담, 생애주기별 맞춤형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겪던 경제적 어려움 등이 가시화되면서 자살자가 증가하는 거 같다”며 “자살상담 건수도 늘고 있는데, 시민들이 더 열린 마음으로 기관의 도움을 받고자 손을 내미는 수치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망을 촘촘히 하고자 약국, 택시, 병원 등 분야별 생명지킴이 사업도 펼치고 있다”며 “이들은 자살 위험자의 신호를 발견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마음건강자가진단 및 온라인상담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