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가 커진다. 항온 동물인 우리 몸도 그에 맞춰 적응하기에 분주하다. 즉 우리 몸이 변화하는 기온에 맞춰 체온 조절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되고 그런 만큼 다른 기능에 상대적으로 기운(에너지)을 적게 쓰게 된다.
그리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어 환절기에는 감기 등 여러 가지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몇 년 전 코로나-19(COVID-19) 펜데믹 시기에 바이러스 감염이 얼마나 대단한지 전 세계 사람들이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일반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이 되어 많은 사람이 감염되더라도 치명률이 낮은 엔데믹 시기가 된 듯하다.
어찌 됐든 서양 의학에서 '독감'은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라고 보지만 동양 의학에서는 “한기(寒氣, 찬 기운)”가 우리 몸에 침입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 한기가 우리 몸의 어느 부위로 침입했는지에 따라 그 증상과 치유법이 다르다고 본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콧물감기는 한기가 심소장 쪽으로 침입한 경우이기에 심장과 소장에 힘을 주는 맛, 즉 “쓴맛”을 먹고 땀을 내주면 낫는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쓴맛은 커피다. 진한 커피를 따끈하게 우려내어 몇 잔 마시면 콧물감기를 이겨내는 좋은 약이 될 것이다. 단 커피는 이뇨 작용이 있으니 연세 드신 분들은 마신 커피의 양만큼 물도 더 보충해야 할 것이다.
둘째, 목감기는 간담 쪽으로 한기가 침입했을 때 나타나고 간과 쓸개에 힘을 주는 “신맛”을 먹어주며 땀을 내면 낫는다고 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맛은 유자차, 레몬차, 감잎차, 비타민 C, ... 등이 있다.
셋째, 몸살감기는 폐대장으로 한기가 침입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고 폐와 대장에 힘을 주는 매운맛을 먹고 땀을 내주면 낫는다고 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운맛은 생강차가 대표적이다.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땀을 내주는 것이다. 땀을 내어 들어 온 한기를 내보내는 것이고 세 가지의 다른 맛은 각 장부에 힘을 주는 맛인데 이는 동양철학인 “음양오행”에 입각하여 오장 오부에 해당하는 맛을 기본으로 하는 처방이라고 한다. (참고로 오행에 해당하는 장부와 맛은 다음과 같다: 목 기운-간담(음양)-신맛, 화 기운-심소장(음양)-쓴맛, 토 기운-비위장-단맛, 금 기운-폐대장-매운맛, 물기운-신장방광-짠맛.)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옛날에 군대에서 군인들이 감기 걸렸을 때 열악한 환경에서 특별한 약이 없어 급한 대로 민간 처방으로 사용한 것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셨다는 전설(?)이 구전되어 오는데 소주는 쓴맛이고 고춧가루는 매운맛이니 콧물감기와 몸살감기에는 딱 맞는 처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디저트로 먹는 음식은 모두가 단맛이다. 전 세계 공통이다. 이는 단맛으로 비장과 위장에 힘을 주어 소화를 돕는 아주 지혜로운 인류의 먹거리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의료대란 시기에 각자도생의 절실한 방법은 “아프지 마라”인데 이러한 작은 생활의 지혜를 갖춘다면 이 엄혹한 정.치.부.재.의 헬.조.선.에서 아프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 작은 지식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