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가운데, 직접 김치 담그는 것을 포기하는 '김포족(김장포기)'이 늘어나고 포장김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을배추가 출하했지만 올해 배추 도매가가 예년 대비 20% 이상 비싸서다. 대형마트들은 정부 지원금과 할인 혜택을 적용해 포기당 2000원 미만의 배추를 판매하며 김장 장려에 나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8만 톤(t)으로 작년보다 5.1%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는 정식(아주심기)기 고온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2.7% 줄어든 1만 2796㏊(헥타르·1㏊=1만㎡)로 나타났다. 고온으로 인해 단위 생산량도 작년보다 2.3% 감소했다.
가을무 생산량은 37만 3000t으로 작년보다 15.8% 줄고, 평년 대비 5.5% 축소될 전망이다. 무 도매가는 20kg당 1만 7000원으로 지난달(2만 3740원)보다 저렴해졌지만 평년(1만 1252원)이나 작년(7446원)과 비교하면 1.5~2.3배 수준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에 따라 수확량이 줄어든 올해 가을배추 도매가는 10kg당 8000원 내외로 형성될 전망이다. 지난 달(1만 9000원) 대비 절반수준이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4% 이상, 평년 대비 12%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가을배추 도매가격은 10kg당 6453원이다.
또 겨울배추 생산량 역시 24만t으로 평년 대비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무 예상 생산량은 33만 3000t으로 작년보다 5.9%, 평년보다 12.1% 줄어들 전망이다.
김장 핵심 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김포족이 늘고 포장김치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용량 포장김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3년간 김장철 포장김치 매출이 주로 소용량 제품에서 나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홈플러스 온라인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늘었다. 중량이 가장 큰 10㎏ 대용량 김치 매출은 지난해보다 18배 뛴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까지 예년보다 50% 이상 높은 배춧값이 이어지자,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사먹기로 결정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은 김장 장려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을배추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2월 4일까지 김장재료 전 품목에 대해 20%의 정부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업체 할인 20%를 추가해 대형마트들은 가을배추 가격을 포기당 2000원 미만으로 낮춰 판매한다.
이마트는 가을배추 30만 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에 선보였다. 이마트는 김장을 위해 준비한 나머지 배추 물량 39만 포기 가격은 매주 행사 시기에 맞춰 결정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김장대전 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 동안 배추 1망(3포기)을 5880원에 판매한다. 한 포기당 1900원꼴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해남 배추 30만 포기를 1900원대에 판매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