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체육진흥기금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돼있지 않아 내년 운용은 물론 존속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기금이 특정 종목 단체에 집중 지원돼 타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지적됐다.
경기도는 체육진흥에 필요한 사업과 활동을 진흥하기 위해 도 체육진흥기금을 설치하고 운용 중에 있다. 기금은 크게 일반회계에서의 전입금과 기금 운용을 통한 수익금 등으로 조성된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선수와 체육지도자, 도체육회·장애인체육회, 도민체육·전국규모체육·국제대회 뿐만 아니라 장애인·노인·청소년·여성·원로체육인과 관련된 사업 및 육성 지원에 사용된다.
'경기도 체육진흥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에 따르면 기금은 2029년까지 존속돼야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당장 내년 기금운용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재영(국힘·용인10) 의원은 11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광광위원회 도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2025년까지는 기금을 임시방편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2029년까지 존속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올해 사업을 모두 진행하면 75억 7200만 원이 남는다"며 "내년 지출 예정 기금사용액이 103억인데 전입금 45억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2025년도 잔여금은 20억이 채 안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9년까지 기금을 운용하려면 400억에서 500억 정도가 필요한데 존속은 어렵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금 고갈의 원인으로 윤 의원은 특정 종목에 대한 '선심성' 지원을 꼽으며 독립야구단과 세미프로 축구단 관련 사업에 과대한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 397억 원의 기금이 지출됐고 5년 동안 특정 종목에서만 195억이 지출됐다"며 "기금의 54%가 2개의 종목에만 지원을 했다는 말인데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 체육인이나 원로 체육인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며 "지난 2019년 4000만 원 지원한 게 전부다. 실질적으로 체육기금은 체육 취약계층과 관련된 사업에 투자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강력하게 목소리를 냈다.
끝으로 기금 마련에 대해 윤 의원은 "조례에 따르면 기금의 운용으로 인한 수익금을 통해 조성이 가능하다"며 "정말 필요한 사업에 지원하고 수익금 마련에도 신경 쓸 수 있도록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김상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기금 고갈 문제는 오래전부터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였다"며 "도의회에서 지적한 것처럼 2029년까지 기금을 존치하면서 조례 상 목적대로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 경기신문 = 이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