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시험 치고 돌아오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는 14일 오전 7시 수원 태장고등학교 앞.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15시험장인 학교 정문은 도시락과 공책을 든 수험생들, 이들을 격려하는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특이하게도 매년 찾아오던 수능한파가 없어 수험생들의 옷차림도 패딩 점퍼부터 반팔 티셔츠까지 가지각색이었다. 반수, 재수 등 N수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다니던 대학교의 '과잠'을 입고 오기도 했다.
교문 앞은 자녀를 수험장에 입실시킨 후 마음을 졸이며 기도하는 학부모들로 꽉 채워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수험장에 들어서는 자녀의 모습을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긴장이나 걱정 같은 감정보다는 3년간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제 수능이 끝난다고 생각해 후련한 마음이 크다"며 시원섭섭한 감정을 표현했다.
수험장에 들어서는 자녀에게 몇 번이고 긴장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던 한 학부모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도시락과 간식을 들고 수험장으로 들어가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떨리는 마음도 있지만 너무 긴장하면 시험을 더 못 볼 것 같다"며 "마음 만큼은 만점 받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교문 앞에서는 학부모 외에도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미용실, 휴대폰대리점 등 수험생을 타깃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응원차 홍보를 나온 것이다. 각 업체들은 핫팩, 컴퓨터용싸인펜을 수험생들에게 나눠 주며 응원의 말을 건냈다.
같은 시각 도교육청 제30지구 제17시험장인 수원 효원고 정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핫팩을 손에 쥐고 있는 학생부터 교문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영어 단어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학생까지 교문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차에 도시락을 놓고 내린 자녀에게 뛰어와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학부모도 있었다. 시험장에 자녀를 데려다 주던 한 학부모는 "평소처럼만 해, 잘할 수 있어!"라고 응원했다.
딸을 수험장에 보낸 후 한참 정문을 응시하던 학부모는 "긴장 말고 재미있게 시험을 치라고 했다"며 "대학 못 간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나. 부모 믿고 즐겁게 시험치길 바란다"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7시 55분, 경찰에 "길이 너무 막혀 호송이 필요하다"는 요청도 들어왔다. 수원중부경찰서는 경찰차로 시험장까지 수험생을 호송해 주며 "시험 잘 봐요"라고 따뜻한 격려를 건내기도 했다.
한 교회에서는 강도사와 신자들이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모이기도 했다. 이들은 교회에 다니는 학생 5명과 서로 손을 맞대고 안으며 진지한 응원의 기도를 나눴다.
강도사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에서는 15만 3600명의 수험생이 수능에 응시한다. 전국 응시자 52만 2600여 명의 29.4% 수준이다. 시험지구는 19개, 학교는 334교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