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생명이 걸린 ‘사법리스크’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14일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벌금형 확정으로 여야의 날선 공방전이 극에 달했다.
김 씨는 이날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전·현직 의원 배우자 등에게 식사 제공 등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만 원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결과에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연관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 대표 1심 선고를 앞둔 야권의 ‘방탄 선동 정치’를 부각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부부가 판결 받는 혐의들은 그동안 이 대표가 저질러 온 잘못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며 “진정한 본질은 비겁함”이라고 비아냥댔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 무죄 주장 장외투쟁에 관해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 발의, 판사 탄핵 겁박, 법무부의 예산 삭감과 같은 맥”이라며 “민생은 뒷전이고, 이 대표 방탄 중”이라고 비판했다.
송영훈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늘 선고된 김 씨에 대한 유죄 판결로 경기도 법인카드가 이 대표 배우자와의 공모 하에, 이 대표를 위해 사적 용도로 유용됐음이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송 대변인은 “이제 이 대표의 도 법인카드 유용을 둘러싼 의혹 전모를 밝혀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 한다”며 “이 대표는 도 법인카드 관련 진실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서는 김 씨 선고 결과에 대한 논평과 언급을 자제하는 한편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는 등 공세 꼬삐를 조였다.
또 민주당 지도부가 이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를 적극 반대하는 것이 이 대표의 의중이라고 주장해 온 주진우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며 맞불을 놨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아쉽다. 항소할 것”이라고 짧은 입장을 밝힌 뒤 걸음을 재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선 패배 후 보복 수사로 장기간 먼지털기 끝에 아내가 희생제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재판받는다며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서는 아내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 혜경아, 미안하다.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한편 김 씨의 1심 선고 결과로 이 대표가 받는 불이익은 없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후보 배우자가 해당 선거에서 기부행위를 한 죄로 징역형이나 300만 원 이상 벌금형 선고 시 후보자의 당선이 무효로 되지만,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