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 이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전날 검찰로부터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후 첫 공식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어펜딕스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를 마친 뒤 예정에 없던 백브리핑에 이례적으로 응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일선 부서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나 예산 집행을 도지사가 알았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 기소한다’는 게 지금 검찰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없는 것은 은닉했기 때문일 것’은 룰라에게 적용했던 브라질 검찰의 입장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남미 좌파의 상징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구속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2021년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고 이듬해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에 당선됐다.
나아가 민주당은 이번 추가 기소를 ‘광기 어린 보복’, ‘정적 제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어이 정적을 제거하고 말겠다는 검찰 독재 정권의 집착과 광기 어린 정치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 보복이 아니라면 최소한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마구잡이로 쓴 검사들부터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박정 예결특위위원장 면담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이 대표 추가 기소와 관련해 “먼지털이식 수사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뭉개기 수사가 과연 법치와 민주주의에 맞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 4개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까지 합하면 총 5개로 늘어난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